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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한도 얼마나?"… 문의 늘었지만 거래는 뜸

■ LTV·DTI 완화 첫날

한은 금리인하 기대로 "더 기다려보자" 관망세

2금융권은 신규수요 급감… 갈아타기·중도상환 우려

"취득세 등 세금 부문서 강한조치 나와야 선순환"

주택담보대출비율(LTV·70%)과 총부채상환비율(DTI·60%)이 완화된 1일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영업부 주택담보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호재기자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시행 첫날인 1일 금융회사들의 창구 분위기는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해 금융소비자의 대출수요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되자 이를 기다려보자는 관망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아직 확실하게 자리 잡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일선 창구에서는 취득세나 등록세와 같은 세금 부분에서 보다 강한 조치가 나와야 대출 규제 완화와 선순환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지역에 상관없이 각각 70%·60%로 상향 적용되기 시작한 이날 시중은행 영업지점의 풍경은 평상시와 유사했다.

대출가능 금액과 금리를 물어오는 전화가 간간이 걸려오기는 했지만 횟수가 의미 있게 늘지는 않았다.

정화명 기업은행 개인여신부 과장은 "전화문의가 늘긴 했지만 금리상담이 주를 이뤘고 실제 금융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한동안은 금융소비자들의 모니터링 기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태의 외환은행 영업부 팀장은 "휴가시즌이 겹친데다 시행 첫날이라서 그런지 고객들의 반응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며 "간혹 문의전화만 오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화문의를 해오는 고객 중에서는 주로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이 많았다. 고가 아파트는 이번 부동산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수도권 소재 362만가구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규제완화로 수도권은 평균 5,624만원의 대출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는데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의 경우 이보다 3,000만원가량 더 많은 8,370만원의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 특히 주택가격 6억원을 기준으로 할 때 이하 주택은 대출가능 금액이 평균 3,018만원 늘지만 초과 주택은 1억9,289만원으로 무려 6배가량 차이가 난다.

최용구 씨티은행 압구정중앙지점 팀장은 "시행 초기라 그런지 실제 고객방문까지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전화문의는 있는 편"이라며 "문의고객 중에서는 LTV 한도가 가장 크게 증가한 6억원 이상 아파트를 소유한 고객들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높아진 금리인하 가능성도 대출수요자들의 관망세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한국은행과 정부 간에 현 경제상황을 보는 인식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해 고객들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그때까지는 일단 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제1금융과 달리 부동산 규제 완화의 역효과가 예상되는 제2금융권의 경우 정반대의 풍경이 나타났다.

신규수요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바뀐 LTV 기준을 적용하면 서울 소재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때 과거에는 은행에서 5억원을 빌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7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DTI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기준으로 할 때 과거에는 DTI 50%룰에 의해 5억원밖에 대출을 못 받았지만 앞으로는 1억원이 늘어난 6억원까지 가능하다. 쉽게 말해 대출여력이 발생한 만큼 기존 제2금융권 대출이 제1금융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SBI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의 일부를 시중은행으로 옮겨갈 수 있는지, 중도상환수수료는 얼마인지 등의 문의가 일주일 전부터 간헐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대신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겠다는 문의전화는 평상시 대비 절반가량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동부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또 "저축은행의 주담대는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대출문의는 거의 없다"며 "앞으로 신규 대출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친애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특별하게 이탈하는 고객은 없는데 간간이 규제완화에 따라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한 달 정도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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