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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고통분담

우선 정부각료들은 자진해서 20%를 삭감하겠다고 앞장섰으며 정치인들도 가세했다. 또 일부 민간 기업 경영자들은 정부의 임금감축 지시에도 불구, 한푼도 깎지 않겠다고 오히려 근로자를 감쌌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고통분담이자 근로자 위주의 경영이다.사실 싱가포르는 한국을 비롯, 아시아국가들이 경제위기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직도 성장력을 자랑하는 나라다. 높은 외환보유액, 적은 외채, 튼튼한 경제구조 등은 싱가포르의 국제적인 신인도를 높여주고 있으며 이 나라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고 있는 주변국가들의 경기침체는 싱가포르를 옥죄들기 시작, 최근들어서는 경기가 가라 앉아 있다. 지난해에 무려 7.8%에 이르렀던 성장률이 올 해에는 0.5~1.0%로 뚝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임금삭감만으로 연간 75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5조7,375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용감축 계획에는 법인세 환급 등 기업비용을 줄여주는 방안이 포함돼 있으며 개인에 대한 소득세 환급도 논의되고 있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기전에 미리 대비하자는 정부방침에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그만큼 정부정책이 신뢰를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맞아 공무원의 경우 봉급삭감이 단행됐다. 국회도 동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나 내년에 오히려 보좌관명목으로 의원당 4급 1명을 증원하는 안(案)을 내놓아 시민단체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퇴출당한 일부 은행의 행원들은 고객의 예금으로 퇴직금 잔치를 벌였다. 사회전체가 「도덕적인 해이」(MORAL HAZARD)에 빠져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파산한 일본의 야마이치(山一)증권사 임직원들은 회사가 파산하자 고객들앞에 백배 사죄했다. 회사가 정리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싱가포르 정부의 임금삭감안에 국민들이 동참한 것이나 야마이치 증권사의 파산모습이 왜 감동을 주었는 가를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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