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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천연가스값 폭등'에 대거 베팅

미국 공급량 30%이상 감소 전망따라 앞다퉈 뭉칫돈 투자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EBR에너지 직원들이 텍사스주 콜럼버스시 인근에서 천연가스를 시추하고 있다. 블룸버그자료


국제 헤지펀드와 투기꾼들이 천연가스 폭등에 앞다퉈 베팅하면서 글로벌시장에서'천연가스 대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천연가스 가격이 7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올 겨울 급등을 예상한 헤지펀드들이 뭉칫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현재 천연가스 가격인 3달러대 보다 3배나 높은 10달러에 콜옵션을 사들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내년 1, 2월 만기가 돌아오는 10달러 짜리 콜옵션(만기 때 정해진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수백만 달러어치씩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달간 천연가스 콜옵션 거래량은 하루 평균 2,000건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난주에는 10달러 짜리 1월 물 콜옵션 거래량이 하루 1만건을 넘어섰다. 최근 이틀간 거래된 2월 만기 10달러 짜리 콜옵션도 8,000건에 육박했다. 트레이딩 전문업체 파라마운트 옵션 대표 레이몬드 카본은 "이처럼 적극적인 콜 옵션 매수세는 참으로 오랜만이다"며 "헤지펀드의 움직임에 옵션 시장 거래자들이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들의 베팅 이유는 천연가스 가격이 바닥인 지금이 투자의 적기로 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고 판단한 것. 소비량 감소로 올해 미국의 천연가스 공급량이 30%이상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이들은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 가능성에 배팅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제 유가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하는 등 상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점도 헤지펀드가 콜옵션을 사들이는 이유다. 현재 국제 원유 가격은 지난 2월 12일의 최저가(배럴당 33.98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70달러를 웃돌고 있다. 19일 NYMEX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7% 올라 배럴당 72.42달러를 기록하며 올 최고가에 근접했다. 헤지펀드들의 이 같은 천연가스 옵션 투자 열기는 지난 2007년 말부터 본격화된 국제유가 급등을 연상시키고 있다. 당시 유가가 80달러 선에 머물던 시점에서 헤지펀드들은 2008년 중반까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콜오션 매수에 나섰고, 이는 유가를 끌어 올리는 기폭제로 작용, 2008년 7월에는 배럴당 147.27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때 유가가 폭등하면서 WTI 콜옵션은 '로또 복권'으로 불렸다. 옵션은 선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기 현금 매입 비용이 적다. 하지만 기초자산의 움직임이 수익구조 방향과 일치할 경우 투자금의 수십 배 까지 챙길 수 있다. 국제 투기꾼들이 이번에서 베팅에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난해 중순 천연가스 가격은 12달러를 기록한 바 있지만 천연가스 가격이 또다시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했다. 경기가 바닥을 쳤지만 상당기간 침체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지난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곤욕을 치른 미국 정부가 에너지 투기 규제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헤지펀드들은 설사 천연가스 가격이 10달러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헤지펀드들은 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옵션은 만기 전에 얼마든지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옵션 가격이 오르면 이를 팔아 두둑한 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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