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팬택은 경영안정, 삼성은 부품 공급 확대 '윈윈'

■ 팬택 삼성서 530억 투자 유치<br>팬택 초우량기업 자금 받아… 채권단·해외 추가 투자 기대<br>삼성 국내 최대 거래선 보호… 상생협력 부가 효과도 톡톡

박병엽


'스마트폰시장에서의 공존공영(Give-and-take) 원칙 실행.'

22일 팬택이 삼성전자로부터 530억원 투자를 유치한 것에 대한 휴대폰업계의 평가다.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의 적수들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팬택은 받은 자금으로 마케팅에 집중해 올해 영업흑자로 전환해 경영 안정을 꾀하고 삼성전자는 팬택의 스마트폰 부품 공급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삼성이 이번 투자를 정보통신기술(ICT) 진흥을 위한 상생과 공존을 위한 틀로 본 것 같다"며 "엔저 등 경제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전체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책임 있는 노력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팬택은 지난 1·4분기까지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애플의 아이폰5의 양자구도가 심화된 후 국내외 판매량 급감 추세가 지속된 탓이다. 팬택은 현재 상황을 2011년 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 후 최대 위기로 판단하고 있다.

승부사 박 부회장이 지난해 워크아웃 돌입 이후 5년 만에 맞은 적자경영을 타개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외부 자금유치다. 풀 HD(고화질)화면, 스마트폰 두뇌격인 쿼드코어(핵심코어 칩이 4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현재 사양(스펙)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자금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3월 감자를 결정한 주총에서 "최소 1,000억~2,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투자금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마케팅에 쏟아붓겠다는 것. 박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투자건에 대한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계약 성사까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10.3%에 대한 투자금 530억원은 다음달 10일 납입예정이다.

팬택 관계자는 "삼성의 투자는 박 부회장이 주총 때 자금유치 의지를 밝힌 후 사실상 첫 성과"라며 "초우량기업의 투자로 앞으로 산업은행ㆍ농협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의 투자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팬택 지분 10.3%를 받은 데는 또다른 포석이 있다는 분석이다. 팬택이 스마트폰 완제품에서는 양보할 수 없는 경쟁자지만 주요 부품 고객사이기도 하다. 팬택이 삼성전자ㆍ삼성전기ㆍ삼성SDI로부터 받는 부품은 핵심칩 AP를 제외하고 메모리칩 등을 묶은 멀티칩패키지(MCP), LCD, 회로기판(PCB)등이다. 지난 5년간 팬택의 구매액은 총 8,116억원에 달하며 지난 한 해만 2,353억원에 이른다. 사실상 삼성 내부 계열사 간 거래를 제외하고 국내 거래선 가운데서는 가장 큰 규모다. 팬택은 자금을 받아 경영 안정화를 다지고 삼성전자는 주요 거래선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팬택 스마트폰 핵심 AP칩은 최대주주인 퀄컴의 부품을 전량 사용하고 있다. 올 초 스마트폰시장에서 첫 6인치 풀HD 스마트폰으로 내놓은 베가넘버6도 퀄컴의 최신 쿼드코어 스냅드래곤S4 프로가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기존 거래공급을 늘리면서 핵심칩 등 새로운 부품매출 확대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거래선 보호와 상생협력 차원에서 부가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팬택은 올해 매출 3조원과 흑자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스마트폰도 지난해 820만대 수준에서 1,000만대로 끌어올려 2011년(1,236만대)의 실적을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달성에 필요한 브랜드 마케팅자금은 그래서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팬택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도 브랜드와 마케팅 힘에서 경쟁사에 밀리고 있어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야 해외 판매가 늘고 해외 투자유치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택은 보조금 규제 등 휴대폰 영업환경이 열악한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팬택은 지난해 국내에서 302만대, 해외에서 519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지난해 3·4분기 전세계 롱텀에볼루션(LTE)폰 점유율이 첫 5위(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기준)까지 올랐다. 팬택 관계자는 "버라이존, AT&T 등 해외 통신사업자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