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비맥주가 독일식 올몰트(All Malt) 맥주인 '더 프리미어 OB'를 출시, 맥주 업계에 '진한 맥주' 경쟁이 불붙었다. 하이트진로의 '맥스', 롯데주류의 '클라우드'가 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3년 만에 다시 가세하며 올몰트 맥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상황이다. 11일 오비맥주는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분이나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고 물과 보리, 홉으로만 제조한 올몰트 맥주 '더 프리미어 OB'를 새로 선보였다.
이날 장인수 대표는 "더 프리미어 OB는 최고급 원료와 정통식 장기숙성법으로 어느 때보다 맥주 맛에 대해 엄격하고 깐깐해진 소비자 요구에 부응한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프리미엄 맥주지만 가격은 대중 브랜드인 '카스'와 동일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또 "글로벌 맥주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국내 최고 맥주로 키워 3년 후 연간 판매량 1,000만 상자(500㎖*20병)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오비맥주가 OB시리즈를 통해 올몰트 맥주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1년 OB 골든라거로 가정용과 업소용을 동시 공략했던 오비맥주는 이번 신제품 출시로 동일 카테고리에 재도전한다. 반면 OB 골든라거는 이달 안에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더 프리미어 OB는 쌉싸름하면서도 깊은 맥주의 향을 살리기 위해 독일 할레타우 지방에서 재배한 고급 홉과 독일 황실 양조장에서 사용했던 효모로 빚었다. 제품 패키지는 잘 익은 보리를 떠올리게 하는 황금빛 바탕에 고급스러운 타원형과 오비맥주의 상징색인 푸른색으로 제품명을 적어 넣어 정통 올몰트 맥주의 깊고 풍부한 맛을 형상화했다. 제품 타입은 가정용인 병(330㎖·500㎖)과 캔(355㎖·500㎖) 4종이며, 업소용 시장을 겨냥한 생맥주도 나온다. 가격은 500㎖ 병 제품 기준 1,082원으로 경쟁제품인 클라우드(1,1410원)에 비해 다소 저렴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OB골든라거가 업소용 시장에서 경쟁사에 비해 점유율이 낮았지만 이제는 신제품을 내세워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주류업계서는 오비맥주가 기존 제품의 단종까지 감수하며 결정한 신제품 출시 전략에 대해 깔끔하고 진한 맥주 맛을 원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트렌드와 OB 골든라거의 신통치 않았던 행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맥주 본연의 맛을 즐기는 소비자가 꽤 늘어났다. 섞어 먹는 맥주 대신 진한 맛을 원하는 시장 트렌드는 최근 수년간 여러 곳에서 감지됐다. 올몰트 맥주로 분류되는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출시 반년 만에 6,000만 병이 팔려 나갔으며 수입 맥주도 '더 프리미엄 몰츠(산토리)', '이치방시보리(기린)' 등으로 국내 시장의 입맛을 공략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국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의 '맥스'는 올 3·4분기 누적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5% 뛸 정도로 인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몰트 맥주로 상징되는 '진한 맥주' 시장이 커지는 추세"라며 "반면 오비맥주의 유일한 올몰트 맥주인 OB골든라거는 시장 반응이 별로여서 3년 만에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