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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증권의 반성문

직원 관리 계좌 수익률이 '나홀로 투자자'보다 더 안좋아… 자체 분석 결과 공개<br>수수료 받으려 잦은 거래 유도<br>주진형 사장 "충격받았지만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밝혀"


증권사 지점 직원이 투자할 주식을 추천하는 등의 관리하는 고객의 수익률이 계좌만 개설해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고객보다 나빴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의 자체 분석 결과다. 수수료 수입을 올리기 위해 과당매매를 유도한 것이 이 같은 결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증권사가 수수료 수입에 기반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증권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자사를 통해 거래한 고객계좌 5만3,000개를 분석한 결과 연간 평균 수익률은 -4.6%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0.72%)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지점의 전담 관리자가 있는 1만7,000개의 오프라인 계좌의 연간 수익률이 -5.1%로 전담 관리자가 따로 없는 오프라인 계좌 9,000개의 평균 수익률(-2.7%)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이다. 전문가라고 칭하는 지점 직원의 말을 듣고 투자하는 경우가 직접 투자에 나설 때보다 두 배 가까운 손실을 본 셈이다.

증권사 직원은 매일 아침 리서치센터의 투자전망 보고서와 개별종목 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전략을 수립, 고객에게 조언한다. 현재 시장상황이나 개별종목의 주가 수준, 주가전망에 대한 판단을 기초로 투자자들에게 종목 추천에서부터 매수 및 매도 타이밍까지 제시하는 것이 이들의 업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원인은 뭘까. 한화투자증권은 자체적인 분석 결과 과거 수수료 수입에 기반한 성과급 체계에서 영업직원들이 불필요한 거래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고객 수익률을 까먹었다고 실토했다.

한화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영업직원들이 불필요한 거래를 유도하는 한편 심지어 유사 펀드매니저가 돼 사실상 고객 계좌를 대신 운용해주기도 하면서 고객 수익률보다 수수료 수입에 초점을 맞춘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프라인 계좌를 회전율 기준으로 10분위로 나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회전율이 낮은 1~3분위에서는 전담 관리자가 있는 계좌의 수익률이 그렇지 않은 계좌보다 우수했지만 나머지 7개 분위의 경우 모두 전담 관리자가 있는 계좌의 성과가 오히려 좋지 못했다. 또 성과가 좋지 못한 7개 분위 중 5개 분위에서 전담 관리자가 있는 계좌의 회전율이 관리자가 없는 계좌보다 높았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전담 관리자가 있는 고객의 수익률이 더 나쁜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새롭게 거듭난다는 차원에서 우리의 치부를 우리 손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한 증권사의 데이터만을 가지고 시장 전체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투자주체 중 유독 개인의 주식 회전율이 높은 상황에서 증권사의 인센티브 구조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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