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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이웨이 외친 FOMC … 국제공조 붕괴 대책 세워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결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추가 조치를 강행했다. 채권매입액을 두달 전 월 750억달러로 줄인 데 이어 이달에도 100억달러를 더 깎았다. 자국 경제여건 호전이 영향을 미쳤다. 2차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위기를 다시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건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글로벌 협력을 외쳤던 미국이 경제가 되살아나자 '마이웨이(my way)'로 돌아선 셈이다.

FOMC의 조치로 5년 넘게 지속돼온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체제는 사실상 붕괴됐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은 세계가 아닌 미국의 중앙은행"이라고까지 말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국제 금융환경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신흥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환율급등과 같은 금융불안이 재발해도 자국에 영향이 없는 한 미국이 적극적인 협력에 나설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인다.

정책공조 붕괴의 여파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만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13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경제체력이 양호한 헝가리와 폴란드의 금융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위험회피를 위해 신흥국은 물론 일부 선진국에서도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긴급 정책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것이 단순한 겁주기 이상으로 비쳐지는 이유다.



우리는 기초체력이 튼튼해 FOMC의 조치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미국 중심의 정책공조가 무너졌다면 우리도 바뀐 글로벌 금융환경에 맞는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중국 등 신흥국과의 협력체제를 강화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내수를 키워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안정적 통화금융정책을 위해 임기 만료를 두달 앞둔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을 조기에 정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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