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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웅 연재소설] 황제주 부도사건<20>

document.write(ad_script); [정현웅 연재소설] 황제주 부도사건 숲으로 들어가서 어둑한 그늘에 서자 허성애가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나종민의 목을 감고 그의 입술을 탐욕스럽게 파고 들었다. 그는 여자의 긴 머리카락 속에 파묻혔다. 충동적인 그녀의 몸짓을 느끼자 피가 뛰기 시작했다. 그는 붕긋한 가슴으로 밀려오는 그녀의 심장이 요란하게 뛰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숲에 서서 그들은 서로의 몸에 걸친 옷을 하나씩 벗겼다. 나무 저편의 들판은 백야의 여광을 받아 밝았다. 숲이라고 해야 그렇게 어두운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의 알몸은 어둠에 감출 수가 없이 드러났다. 흐릿한 여광에 드러난 여자의 몸은 나종민에게 체험하지 못한 새로운 감동을 주었다. 그것이 감동인지 충동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새로운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여자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의 가슴을 기어갔다. 갑자기 여자의 표정이 곤혹스러워졌다. 그것은 극기하려고 하는 욕망이 아니라, 극기 할 수 없는 욕망이 빚어내는 충동이었다. 조용한 숲에 바람이 불었지만, 별로 차갑지 않은 기온이었다. 여자의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뒤엉켰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경호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들의 담배불빛이 반딧불처럼 반짝였다. 어디론가 헬기 한 대가 지나갔다. 한동안 시끄러운 소리가 울렸으나 그 소리는 곧 사라지고 숲은 조용했다. 여자가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사람이 내는 소리라기 보다 숲이 바람을 타고 흐느끼는 소리와 흡사했다. 나종민은 그녀의 몸을 두 팔로 안아 들었다. 선 상태에서 두 몸이 밀착되었다. 여자의 두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았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폭풍과 물결이 두 사람을 뒤흔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두 사람은 맥을 놓고 땅바닥에 비스듬히 앉아 있었다. 다음날 그들은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나종민의 회사 직원이 와서 그를 만났다. 표트르비치는 어떤 약속을 한 일은 없었으나, 그들은 모스크바에 지사를 세웠다. 그것은 가시적인 효과를 위해서 취한 일이었다. 모스크바에 지사를 세우고 경제인을 만나는 사실이 비전을 암시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종민은 전시효과만을 노리기 위해 그와 같은 일을 추진한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하든 실제 러시아 기업과 기술 제휴를 맺으려고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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