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레슬링연맹(FILA)의 네나드 라로비치 회장은 이날 외신 인터뷰에서 “아직 싸움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새로운 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레슬링이 하계올림픽 핵심종목에서 퇴출당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FILA의 수장에 올라 개혁 작업을 주도해 온 그는 이날 IOC의 발표를 듣고는 펄쩍 뛰어올라서는 주위 동료와 끌어안는 등 기쁨을 주체할 줄 몰랐다.
그러나 이내 안정을 찾고는 “지금은 작은 안도감이 들지만, 큰 안도감은 9월에나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각자가 자신의 종목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두 번째 라운드가 시작됐다”고 다시 전의를 다졌다.
그는 FILA의 각종 개혁 작업이 이날 IOC 집행위원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었다고 진단하면서도 “더 일찍 변화했다면 이런 상황에 처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레슬링이 핵심종목에서 탈락한 직후 만들어진 ‘올림픽 레슬링 보존 위원회(CPOW)’를 대표해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한 빌 셰어 위원장도 앞으로 4개월 동안 이어질 경쟁에 집중하자고 주문했다.
셰어 위원장은 “거듭 변화하고, 각자 IOC 위원들과 접촉해 설득하며 레슬링이 가진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게 한다면 좋은 날이 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국내 레슬링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대표팀 안한봉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레슬링이 탈락하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었다”며 “선수들이 태릉선수촌에서 다른 종목에 비해 훨씬 더 고생하고도 올림픽에서 탈락될 수 있다고 하기에 가슴이 아팠는데 첫 관문을 통과해 다행”이라고 전했다.
안 감독은 이날 아침 훈련 분위기가 다른 때보다 부드러워져서 웃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이 일단 안도하며 훈련에 집중한다면, 행정을 맡은 이들은 앞으로 벌어질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대한레슬링협회의 한 관계자는 “될 줄 알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하지만 가라테가 떨어지고 야구·소프트볼이 후보 종목으로 올라온 것은 의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9월 IOC 총회까지 야구·소프트볼이 내세울 장점이 무엇인지 짚어 가며 레슬링의 정식 종목 복귀를 가로막을 변수들을 거듭 확인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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