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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는 이 새대의 善인가

■ 세계화의 윤리 VS IMF와 세계은행을 없애야 할 이유 현재의 세계화는 미국 중심의 소수 엘리트층이 만들어 낸 거대한 음모인가. 아니면 인류 발전의 필연적인 과정인가. 세계화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함께 이에 대한 저항의 강도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수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세계화 반대 시위가 열리는가 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World Bank) 등 세계화의`삼두마차`를 아예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9월 이경해 한국농어민연합회장이 WTO 각료회의가 열리던 멕시코의 칸쿤에서 농산물 개방에 반대하며 할복 자결함으로써 세계화 논쟁에서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이번에 나온 두권의 책, `세계화의 윤리`(the Ethics of Globalization; 피터 싱어 지음/아카넷 펴냄)와`IMF와 세계은행을 없애야 할 10가지 이유`(10 Reasons to Abolish the IMF and World Bank; 케빈 다나허 지음/모색 펴냄)는 오늘날 일정한 궤도에 오른 세계화의 문제를 진지하게 되돌아 보게 한다. 두 책이 펼치는 주장은 내용면에서는 현재 추진중인 세계화의 문제점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느냐 하는 것은 상당히 다르다.`… 윤리`는 작금의 세계화를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 인식하고, 인류의 평화와 공영을 위해서는 현존하는 국제기구의 전면적인 개혁과 함께 그 힘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10가지 이유`는 현재 IMF와 세계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세계화는 전지구적으로 극심한 불평등과 부패를 낳고 있으므로 이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아가 세계의 양식있는 시민들이 떨쳐 일어나`밑에서부터`주도하는 민주적인 세계화 기구를 결성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먼저`… 윤리`의 저자 피터 싱어는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학 생명윤리 교수로서 이 책에서 세계화 담론의 도덕적 의미를 치밀한 논증으로 그려 보이고 있다. 호주 태생의 세계적인 실천윤리학자로 알려진 그는 진정한 세계화는 공동체적 윤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지금까지 중시되었던 민족국가 중심적 시각을 철폐하라고 강조한다. 이는 오늘날 공동체의 범위가 한정된 국가의 울타리를 벗어나 전세계에 미치고 있어 기존의 국가중심적 사고로는 세계질서를 힘의 논리에 따라 비윤리적으로 재편하는 결과만을 낳을 수 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저자는 민족국가적 사고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전지구 공동체적 윤리`를 내세우고, 세계인의 공동이익을 위해 각국 정부가 상호 신뢰와 합의를 바탕으로 현존하는 WTO와 UN 등 국제기구를 전면적으로 개편, 더욱 강력한 힘을 실어줌으로써 새로운 세계질서 수립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시각에서 저자는 강대국의 내정 간섭과 침략행위를 제어할 UN의 강화, 미국ㆍ러시아가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파행을 빚고 있는 교토의정서의 복원, 환경ㆍ인권등의 가치보다 경제적인 고려를 우선시하는 WTO의 개혁, 지구상의 극빈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후진국에 대한 GNP 1% 원조 의무화 등을 제안한다. 특히 UN을 명실상부한 세계의회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안전보장이사회의 표결방식을 바꾸고, 총회를 인구비례에 따라 대폭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반해`… 10가지 이유`는 IMF와 세계은행 등 세계화기구를 개혁하고 강화하기는커녕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인 케빈 다나허가 두 기구의 해체를 주장하는 이유는 세계를 오로지 성장 이데올로기로만 재단함으로써 세계 도처, 특히 제3세계와 개도국에서 환경 파괴, 빈곤과 경제 부패, 불평등과 차별, 정신적 타락을 부추키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대학 사회학 박사출신으로 샌프란시스코를 근거지로 하는 국제 인권단체 글로벌 익스체인지(Global Exchange)의 공동 설립자인 저자는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국제기구와 다국적기업들의 엘리트들이 환경과 인권, 동물의 권리를 무시하고 비밀스런 의사결정을 통해 대중의 이익을 철저히 외면한 채 선진국과 극소수 부유층의 이익에만 봉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현재 영미 중심의 소수 엘리트들이 주도하고 있는`위로부터의 세계화`에 마침표를 찍고, 일반 대중들에 의한`아래로부터의 세계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 각국에서 일고 있는 공정거래운동, 에코 라벨링, 통화 공동체, 생산소비 공동체, 빈자대출은행, 종업원 지주제도 등이 상향식 세계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저자는 이를 기반으로 국제적인 차원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체제, 또는 기구를 수립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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