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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달러·초엔저시대, 전문가에게 묻다] <2>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

"한은, 美·日 사이서 샌드위치 신세

엔저보다 美 통화정책에 중점 둬야"


美 독주 속 中 추격하는 세계 경제 '준G1' 시대

추가 금리인하는 부정적

법인세 인상은 이율배반… 기업에 적응할 시간 줘야


세계 1·3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이 화폐 수도꼭지를 동시에 반대방향으로 돌리면서 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당장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내리는 게 효과적이지만 미국과의 내외 금리 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문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하태형(사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이런 한국은행의 상황을 '샌드위치'에 비유했다. 그는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은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금리인상 시기도 봐야 하는 동시에 엔화약세도 신경 써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0원대 중반까지 급락해 조선·철강·석유화학 분야 수출기업에는 비상이 들어왔다. 반면 지난달 31일 기준 한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2.645%로 미국(2.35%)에 비해 불과 0.295%포인트밖에 높지 않았다. 금리를 가만히 두자니 수출기업이 비명을 지르고 내리자니 자본유출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이다.



하 원장은 "결국 어느 쪽이 우리 경제에 중요한지 선택의 문제"라며 "우리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세계 경제는 미국·중국이 패권을 다투는 '주요2개국(G2)' 시대가 아니라 미국의 독주, 중국의 미약한 추격이라는 '준G1' 시대이므로 미국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원·엔 환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되 엔저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내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이미 0.5%포인트나 내렸고 가계부채 규모도 심각한 수준이므로 금리인하의 파급경로를 잘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하 원장은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국내 경제의 돌파구는 결국 기업이 뚫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기업들은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직면했다"며 "적응할 시간을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외적으로는 환율의 급변동, 대내는 고령화, 생산비용 증가 등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야당과 여당 일부에서 부족한 세수를 채우기 위해 법인세 인상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하 원장은 "현 시점에서 법인세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를 살리려고 한쪽에서는 돈을 풀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세율을 올리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복지 등 많은 재원이 필요할 테니 전반적인 세율조정을 논의해야겠지만 지금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 원장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비세 인상을 단행해 열심히 지펴놓은 경기회복의 불씨를 삽시간에 꺼뜨린 일본을 보고 있을 것"이라며 "최 경제부총리도 세율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하 원장은 일본의 2차 양적완화를 두고서는 '기획된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함과 동시에 일본이 추가로 돈을 푸는 결정을 내리면서 양적완화의 효과를 배가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진통제'에 불과한 양적완화를 일본이 또다시 단행한 것은 그만큼 경제가 좋지 못하다는 방증"이라며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던 일본이 소비세 인상을 계기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경과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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