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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Watch] '찾아가는 뱅킹' 태블릿브랜치의 진화

딩동♪♬… "대출 방문서비스 왔어요"

중도금 필요한 주부엔 집으로… 월급통장 개설 직장인엔 회사로

예금 가입 신입생엔 대학으로… 태블릿브랜치 들고 업무 척척

고객 편의·점포비용 절감 장점… 금융권 새 트렌드 자리잡을 듯


# 지난 18일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폴리텍대의 한 강의실에 '은행들이 걸어 들어왔다'. 태블릿PC를 든 기업은행 화성팔탄지점 행원들이다. 이들은 뱅킹 시스템이 탑재된 태블릿PC로 강의실에 모인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예금계좌 개설 및 이와 연계된 학생증 발급 등 각종 인터넷뱅킹 업무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했다. 이날 폴리텍대를 찾았던 한보금 계장은 "태블릿PC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데 학생들이 신기해 하는 분위기였다"며 "번거롭게 지점 방문을 할 필요 없이 한자리에서 은행 업무처리가 가능하다는 데 학생들의 만족감도 높았다"고 전했다. 한 계장은 "아직은 태블릿PC로 거래한다고 해도 작성해야 할 종이서류가 있지만 하반기부터 완전히 태블릿PC로만 거래가 가능해져 편의성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움직이는 은행 점포' 태블릿브랜치가 금융권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태블릿 브랜치란 은행 직원이 은행 전산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전자기기(태블릿PC 등)를 들고 고객을 찾아가 은행 창구를 통해서만 할 수 있었던 통장 개설, 예·적금 가입, 카드 발급, 주택담보대출 등의 업무를 처리해주는 서비스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 은행 점포를 통폐합하는 동시에 고객 기반을 놓치지 않기 위해 행원들을 밖으로 내보내 영업을 뛰도록 하는 새로운 점포전략을 짜고 있다.

향후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으로 은행 점포가 더욱 줄어들면 이 같은 태블릿브랜치의 확산은 금융권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고객 집·건설현장 어디든 부르면 간다=태블릿브랜치는 뛰어난 기동성을 무기 삼아 신입생으로 붐비는 대학 캠퍼스나 신입사원 채용이 막 끝난 회사, 이사비용이나 중도금 대출이 필요한 재개발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사철과 신학기가 겹치는 봄·가을이 태블릿브랜치의 주가가 가장 높아지는 시기다.

태블릿브랜치를 가장 애용하는 고객군은 단연 직장인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개포동지점에서 근무하는 이민석 과장의 일과 중 절반은 창구가 아닌 현장에서 이뤄진다. "서비스 이용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보가 빠르고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라며 "직장인들이 상담을 선호하는 시간대는 오전9시 직후나 오후3시 정도고 평균 상담 및 업무처리시간은 1시간 정도 걸린다. 영업시간도 오후4~5시에 문을 닫는 지점보다 2~3시간 여유 있는 저녁7시까지라서 호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급통장을 개설하거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절대다수"라며 "지금까지 태블릿PC로 처리한 거래 중에는 4억원대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고액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우리 쪽에서 찾아가겠다고 제안을 드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요새는 직접 콜센터로 전화를 걸어 태블릿브랜치 서비스를 요청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 창구에서는 고객이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데 비해 태블릿브랜치는 반대로 고객이 약속 장소에 나올 때까지 직원이 기다려야 한다. 이 과장은 "바빠서 은행 올 시간도 없는 분들이다 보니 약속시간보다 10~15분 늦게 도착하는 경우도 있어 상담이 조금 지연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태블릿PC는 아니지만 '007가방'을 연상시키는 포터블브랜치도 있다. 태블릿PC보다 무게는 다소 무겁지만 통장 발급과 체크카드 현장발행 등이 가능해 활용성이 좋다. 까만 서류가방 안에 노트북과 카드발급기 등이 집약된 모양의 포터블브랜치는 무게 20㎏에 한 번 충전하면 5~6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개포동 재개발 공사현장에 설치된 가건물에 포터블브랜치를 펼쳐놓고 주말마다 대출영업을 하고 있다"며 "가건물도 없으면 야외에 천막을 치거나 책상 하나만 펼쳐놓고 고객들을 응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출은 상담이나 서류 작성 등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 번 나가면 하루에 20건 정도 처리한다"고 전했다. 수요가 늘자 2013년 3대로 시작한 우리은행의 포터블브랜치는 현재 총 50대로 늘어났다. 10대는 본점에 배치해 서울 지역과 수도권 점포에서 사용하고 40대는 각 지역영업본부에 배치해 필요한 지점에 대여해준다.

◇'고객 편의+비용 절감' 장점에 은행들 적극 도입=이제 시작 단계인 태블릿브랜치 도입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점포 운영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되기 때문이다.

태블릿브랜치 영업에 가장 적극적인 SC은행은 지난해 3,000건 이상의 거래를 진행했다. 올해는 기존보다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SC은행은 신세계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 내에 올해 하반기부터 직원 2~3명이 상주하면서 태블릿PC로 영업하는 스마트뱅킹유닛(SBU)을 설치할 계획이다. SBU에서는 은행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밤이나 주말에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1만대가 넘는 태블릿PC를 전 직원에게 지급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준비 중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태블릿PC로 영업을 할 때 종이서류를 함께 받던 것을 하반기부터 '종이서류 없는'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기업고객을 위한 태블릿브랜치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농협은행이 올해부터 17개 영업점에서 시범적용하고 있는 NH태블릿브랜치 서비스는 금융상담과 신분증 촬영, 전자서식 작성이 가능하며 예금거래·신용카드·카드가맹점 신청서 작성업무를 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안으로 태블릿브랜치 적용지점을 200개 지점으로 확대하고 체크카드 및 현금카드 발급, 하나로 증권서비스도 제공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부산은행은 지난해부터 부산 지역 15개 영업점을 선별해 태블릿브랜치를 시범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적용 범위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씨티은행도 하반기 태블릿브랜치 영업 개시를 위해 내부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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