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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용산역세권 개발


코레일은 그동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두고 발생한 롯데관광개발 등 일부 민간출자사와의 갈등을 '주도권 싸움' '치킨게임'으로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기존 사업시행자로부터 사업권을 탈취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사업계획서 변경, 자본금 증자, 자산관리회사(AMC) 지분인수를 협의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코레일은 민홍철 민주통합당 의원의 "사업 목적과 다르게 발생한 많은 문제점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는 질의에 대해 "공사(코레일)가 사업을 주도하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답변을 제출했다. 코레일 스스로도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사업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생각이 나쁜 것은 아니다.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이 파트너가 진행하는 방식보다 결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가 있다. 이런 판단이 서면 자신이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고 그것은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도 파트너에 대한 고려는 있어야 한다.

현재 용산개발사업의 주도권 싸움은 이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내 생각대로 하지 않으면 망해도 된다'는 식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을 뿐이다. 이는 민간출자사도 마찬가지다. 일부 출자사는 이미 사업 청산 후 발생할 손해배상 등 법적 분쟁을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서로 배수진을 친 채 자신들의 흔들림 없는 각오를 상대방이 인정하고 무릎을 꿇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벼랑 끝으로 자동차를 몰고 가는 '치킨게임'이라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최근 코레일은 사업이 청산될 때 돌려받을 3,000억여원을 담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롯데관광개발 측의 요청에 대해 자신이 받을 돈이 더 많다며 단호하게 거부했다. 하지만 속내는 어떻든 롯데관광개발이 사업이 무산된 후 챙길 수 있는 돈까지 반납하면서까지 자금확보 방안을 내놓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코레일도 그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적어도 용산개발사업의 파국은 막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말이다.

손자병법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 최상책'이라고 했다. 싸움은 이기더라도 엄청난 손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업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고 주도권을 가져봤자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시간이 없다. 지금이라도 출자사들 간의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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