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시중 은행 관계자는 "판교 알파돔시티 측에서 오는 11월 입주를 시작하는 알파돔시티 내 C블록에 들어와달라는 요청을 했었다"며 "이미 알파돔시티 근처 여러 곳에 은행 지점을 낸 상황이라 C블록에 또 들어갈 필요가 없어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으로 꼽히는 '판교 알파돔시티'가 완성돼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사업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기간 사업이 지연된 상황에서 주변 상권이 형성된 데다 향후에도 대규모 물량 공급이 예정돼 있어서다.
우선 20일 실시된 설명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하늘이 내린 알파돔시티' '문화복합도시' 등의 화려한 수식어는 사업 설명회 내내 끊이지 않았고 사람들도 마련된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많이 방문해 알파돔시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그러나 알파돔시티 사업이 설명회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앞으로도 별 탈 없이 순항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일각에서는 알파돔시티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사업을 너무 오래 끈 탓에 상권 선점을 하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다. 정상적으로 추진됐다면 진작에 완공이 됐어야 했을 알파돔시티 사업은 2007년도 말 시작됐지만 금융위기와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다가 2013년도가 돼서야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규모 자체가 워낙 큰 데다 대규모 공모형 PF인 탓에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 사업진행이 더디게 진행돼왔던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미 주변에 '아브뉴프랑'이나 '월드마크' 등의 상업시설이 들어서 있고 판교테크노밸리나 중심상권에도 각종 업종들이 입점한 상황이라 알파돔시티 내 상업시설의 상가구성(MD)작업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 시중은행이 판교 알파돔시티 입점을 거절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료 시세는 주변과 비슷하다"며 "문제는 많은 상업시설이 이미 들어서 있어 비슷한 임대료로 임차인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알파돔시티 내에 추가로 상업시설 공급이 계속된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요소다.
8월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과 11월 입주가 시작되는 C블록 이외에 5월 착공에 들어간 6-3·4블록과 현재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6-1·2블록에도 상업시설들은 계속 들어설 예정이다. 이 큰 규모의 상업면적을 업체들로 채우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효율적이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구성할 수 있을지 여부도 중요하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알파돔시티의 경우 워낙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상업시설의 구성만 잘한다면 파괴력이 클 수는 있다"면서도 "주변에 이미 웬만한 업체들은 모두 들어서 있는 데다 사업 규모 자체도 워낙 크기 때문에 상가구성(MD)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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