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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공포도 입맛에 맞게" 8色 호러 안방 노크

SBS·OCN 본격 TV 공포물 시리즈 방영

어느날 갑자기 3편

코마 3편

코마 5편

여덟 가지 색깔의 공포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TV공포물 ‘어느날 갑자기“와 ‘코마’가 각각 SBS와 OCN을 통해 방영되는 것. ‘어느날 갑자기’는 정종훈 감독 등 4명이 4편을, ‘코마’는 공수창 감독 등 4명이 5편을 만든 연작시리즈물. 각각 SBS와 CJ엔터테이먼트, OCN과 시오필름이 손잡고 만들어 방송과 영화의 만남으로도 화제가 됐던 작품들이다. 이들 영화들은 비록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감독 개개인의 개성과 스타일을 잘 살려냈다는 평. 그만큼 다양한 공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두 영화 모두 한국 공포 영화 팬들을 지치게 했던 검은 옷 귀신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 어느날 갑자기
“우리 영화 전체 예산으로 괴물 꼬리밖에 못 만들 거다.” 첫번째 에피소드인 ‘2월 29일’을 만든 정종훈 감독의 말처럼 ‘어느날 갑자기’는 작은 영화다. 하지만 그 야심은 만만치 않다. HD로 제작된 이 시리즈는 해외수출까지 염두에 뒀다. 그래서 첫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도 ‘대장금’으로 해외에 익히 알려진 임호, 박은혜를 선정했다. ‘어느날 갑자기’는 90년대후반 PC통신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유일한의 동명소설이 원작. 10년 만에 소설에서 영상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어느날 갑자기’의 이야기에서는 조금 낡은 냄새가 난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다고 해서 특유의 무서움이 사라지지는 않는 법. 오히려 ‘링’ 을 닮아가며 점점 식상해지는 최근 한국 공포물과는 다른 색다른 맛이 창조됐다. 영화는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 네가지 사건을 다룬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2월 29일’. 한 지방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4년마다 돌아오는 2월 29일에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는 이야기. 두번째 에피소드인 ‘네번째 층’은 새 오피스텔에 입주한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다. 새로 이사온 집에 연달아 이상한 일과 죽음이 일어나고 주인공들이 비밀을 파헤친다. 세번째 에피소드인 ‘디 데이’는 여학생 전용 기숙학원이 무대. 갑갑한 학원생활을 힘들어 하는 한 학생에게 예전 학원에서 있었던 비극적인 화재사건의 환영이 보이고, 그러면서 공포가 커져 간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죽음의 숲’. 귀신들린 숲에서 길을 잃은 다섯 남녀의 이야기다. ‘어느날 갑자기’는 공포물의 기본에 충실한 영화다. SBS TV방영과 함께 극장개봉도 준비중인 영화는 그렇기 때문에 극장에 어울리는 공포장치들로 가득하다. 급속한 화면전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효과음등이 영화의 스토리와 맞물려 공포를 자아낸다. 특히 첫번째 에피소드인 ‘2월 29일’의 끊임없이 긴장감을 자아내는 연출력은 인상적. 영화 내내 끊임없이 노출되는 주인공들의 불안감에 관객이 어느새 공감하게 된다. ■ 코마
드라마에 익숙한 국내 시청자들에게 ‘코마’ 같은 연작TV시리즈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같은 연작시리즈는 미국 등에서는 이미 익숙한 형식.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 일련의 작품들은 그 작품성에서도 전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 ‘코마’는 OCN이 ‘동병상련’에 이어 두번째로 제작한 작품. OCN은 ‘코마’를 시작으로 매년 7~8편의 오리지날 시리즈물을 제작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코마’는 ‘알포인트’의 공수창감독과 3명의 신인감독이 함께 만든 영화. 다섯개의 연작중 첫번째와 다섯번째편을 공수창 감독이 만들었다. 그런 만큼 ‘코마’에서는 ‘알포인트’에서 느낄 수 있었던 ‘독특한 공포’의 맛이 전편에 흐른다. ‘코마’는 하룻밤에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의료사고의 소문이 끊이지 않던 한 폐업한 병원에서 어느날 의문의 살인이 잇달아 일어나고 영화는 이 사건의 진실을 쫓는다. 그런데 그 형식이 독특하다. 매 편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형식을 취한 것.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다섯 인물들이 각기 다른 관점으로 공포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다섯개의 이야기가 내주는 퍼즐조각을 조금씩 맞춰나가면서 사건의 미스터리도 조금씩 풀려나간다. ‘어느날 갑자기’와는 다르게 ‘코마’는 한 개의 커다란 이야기 줄기를 가지고 있는 시리즈이지만, 매편 마다 감독 개개인의 개성이 잘 녹아있다. “한 개의 틀에서 만들어졌지만 서로 간섭하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했다”는 공수창 감독의 말처럼 시리즈는 편마다 조금씩 다른 감독들의 면모를 보여준다. 첫번째와 다섯번째 에피소드인 ‘생일파티’와 ‘의사 장서원’에서는 공수창 감독 특유의 이야기 실력이, 두번째 에피소드 ‘틈’에서는 치밀한 심리적 공포를, 세번째 ‘목걸이’에서는 추리물의 맛을, 네번째 에피소드인 ‘붉을 홍’에서는 독특한 색감을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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