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은 폭스뉴스의 재너 윈터(32ㆍ여) 지난해 7월 콜로라도 오로라에서 발생한 극장내 총기난사 사건을 취재한 후 기사에 인용한 취재원의 신원 공개를 거부해 구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언론은 윈터 기자가 구속되면 지난 2005년 미국 중앙정보국 비밀요원의 신분을 누설한 이른바 ‘리크게이트’ 보도와 관련, 재판을 받다 취재원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요구를 거부해 구속된 뉴욕타임스 주디스 밀러 기자 사건과 함께 중대한 언론인 구속사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콜로라도 법원은 지난주 윈터 기자에게 기사에 인용한 취재원의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 법정모독 등의 이유로 최대 6개월까지 구속 수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윈터 기자는 지난해 7월20일 ‘배트맨’ 영화를 상영하던 오로라의 한 극장에서 총기 난사로 12명이 숨지고 58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현지에서 취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윈터 기자는 두 명의 수사관을 익명으로 인용, 범인인 제임스 홈스(25)가 사건 발생 며칠 전 폭력적인 내용의 글과 그림이 담긴 공책을 정신과 의사에게 보낸 적이 있다는 내용을 기사에 담았다.
그러자 홈스의 변호인단은 윈터 기자의 보도내용이 법원이 내린 재판 중인 사건의 보도금지 지침을 어긴 것이라고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10여명의 수사관을 대상으로 한 발설자 색출 조사가 성과가 없자 윈터 기자를 법정에 소환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자들이 취재원을 밝혀야 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언론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주디스 밀러 기자 사건을 변호한 조지 프리먼 변호사는 “윈터 기자가 감옥에 갈만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본다. 법원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언론인에게 취재원 공개를 요구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주디스 밀러 기자도 트위터 등을 통해 “윈터 기자가 감옥에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지지를 보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