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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많은데 호재는 없고… 멀기만 한 투자심리 회복

미 경기지표 부진·유럽 정치 리스크에<br>옵션 만기일 등 대형 변수 줄줄이 대기<br>이달말까진 눈치보기 장세 거듭할 듯


최근 증시가 뚜렷한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지루한 박스권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는 미국 경기지표 부진과 유럽 선거 결과로 인한 불확실성, 그리고 10일로 예정된 옵션 만기일 등 대형 변수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눈치보기 장세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고 호재성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는 이달 말 이후에나 투자심리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0.36%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최근 이틀 연속 거래대금이 4조원대에 그치는 등 거래 위축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유가증권시장에서 3,500억원 이상을 내다 팔았다. 기관도 이달 1,400억원 어치를 처분했고 연기금 역시 300억원 소폭 순매수에 그치는 등 주요 투자자들 모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자심리 위축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데다 프랑스와 그리스 선거 등 유럽 주요국의 정치적 변화에 영향으로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동향에 따르면 미국 내 일자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5,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망치인 16만8,000개에 훨씬 못 미친 수치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와 그리스 총선으로 인한 유럽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선거 결과가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유럽 주요국들이 결의한 긴축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지난 주말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27%나 급락했고 영국과 독일ㆍ프랑스 증시도 일제히 1% 이상 떨어졌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유로존의 공조 강화 보다는 재정긴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10일)과 리처드 피셔 미 댈러스 연방은행총재(7일)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의 연설이 잇따라 계획돼 있다는 점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10일 예정된 옵션 만기일이 불안 요소로 부각하고 있다. 프로그램 차익잔고가 적어 부담은 덜었지만 최근 거래량 급감으로 적은 물량도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순차익잔고가 지난달 옵션만기일보다 4,943억원 가량 줄어 만기일 부담을 약간이나마 덜었다"며 "하지만 외국인 비차익프로그램 매도세가 관찰되는 데다 최근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소규모 매물이라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이슈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호재성 이벤트에 노출되는 이달 말 이후에나 투자심리 회복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음달에는 G20정상회의가 열리는 데다 미국의 경기부양책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종료되고 국내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G20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공조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다음달 미국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종료로 인해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호재성 이벤트들의 기대가 증시에 선반영될 경우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지형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이달에는 코스피지수의 하락추세가 굳어지기보다는 바닥을 다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럽 정치 이슈가 마무리된 후에는 정치 리스크가 완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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