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에 갈까 영화를 볼까

공연에 갈까 영화를 볼까

쿠바 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내한

쿠바 음악계의 백전노장들로 구성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첫 한국 나들이에 나선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은 멤버들의 평균 연령이 60세가 넘는 세계 최고령 아프리칸-쿠반(Afro-Cuban) 재즈전문 밴드.

내한시기와 비슷하게 동명의 영화상영과 사진전도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브라힘 페레(27년생ㆍ보컬) 루벤 콘잘레스(19년생ㆍ피아노) 오마라 포르투온도(30년생ㆍ여성보컬) 등 노장 멤버들은 여타 연주자 15명과 함께 동아시아ㆍ 호주 투어의 첫 무대로 오는 2월5~6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최고령인 콤파이 세군도(1907년생ㆍ 기타-보컬)가 이번 연주회에 빠진 점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환영받는 사교클럽'이란 뜻을 지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쿠바 수도 하바나에 위치했던 고급 사교장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아메리카 대륙으로 들어오는 유럽세력의 관문 역할을 했던 쿠바에서는 식민통치자 스페인 사람들과 그들이 데려온 아프리카 노예들, 그리고 원주민과 함께 섞여 독특한 아프리칸- 쿠바 문화가 형성되기에 이른다.

또 30~40년대에는 서구 각국이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쿠바로 몰려들면서 고급 사교장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멤버 이브라힘 등은 당시 이들 클럽에서 활동하던 연주자였다.

혁명 이후 백인들이 빠져나가면서 이들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 듯 했다. 하지만 지난 97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라는 음반이 발매되면서 이들의 존재는 다시 세상에 알려진다.

제 3세계 음악의 대부라 일컬어지는 프로듀서 라이 쿠더가 평균연령 60세가 넘어선 노인 연주자들을 만나 6일간의 라이브 녹음 끝에 음반을 탄생시킨 것.

이 앨범은 10여개국에서만 한정발매 됐음에도 불구하고 300백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그해 그레미상을 거머쥐게 된다.

입소문으로만 전해지던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 워너뮤직을 통해 음반이 발매돼 재즈클래식 차트부문 1위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공연의 깊이를 더하고 싶다면 영화를 선택해도 좋다. '베를린 천사의 시' '파리텍사스' 등으로 잘 알려진 빔 벤더스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가 3월1일 국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것.

비영어권 영화의 불모지인 미국에서 8개월간 롱런한 기록한 바 있는 이 영화는 공연실황과 인터뷰 장면을 교차해가며 클럽 멤버들의 음악적 열정과 인생역정을 보여준다.

동시에 열릴 사진전도 볼 수 있다. 독일문화원은 독일 출신 거장감독 빔 벤더스가 영화 제작 중 촬영한 사진 48점을 영화관 '시네큐브 광화문'에서 지난 17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여유롭고 서정적인 멜로디속에서 멤버들의 오랜 연륜과 인생에 대한 달관까지 들을 수 있는 무대가 될 듯 하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