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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과 자동변속기·기어박스·클러치 등 자동차용 핵심 부품들이 양허 제외로 분류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불구하고 기존 관세율이 그대로 적용된다. 또 자동기어변속장치와 차체 부분품 등도 초민감품목(HST)의 부분감축 품목이 돼 완전한 관세철폐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인 사이에 인기가 높은 화장품을 비롯한 생활용품은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돼 FTA 효과를 누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FTA 타결 하루 만에 지각 공개한 공산품 분야 협상 타결안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부품들이 현재의 고율관세(22.5~25%) 부담을 계속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진과 자동변속기·기어박스핸들·클러치 등이 양허 제외에 포함됐고 상당수 관련부품들도 부분감축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기술 경쟁력을 가진 주력 수출품이 FTA 혜택을 받지 못함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산 제품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입장에서 한국산 고가 생활용품을 초민감 품목에 넣어 자국 시장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스킨케어 화장품과 샴푸·린스 등을 초민감 품목의 부분감축에 넣은 것이다. 부분감축은 품목별 관세를 철폐하되 완전한 철폐가 아니라 5년이나 10년 등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관세를 사전에 정한 최소한의 비율로 낮추는 방식이다.
품목 숫자와 수입액 기준으로도 한국산 제품의 중국 진출보다 중국산 제품의 한국 시장 공략이 더 용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이 초민감 품목에 포함한 제품 수는 637개로 지난 2012년 기준 대중 수출액이 247억2,000만달러에 이른다. 반면 우리는 248개 품목에 중국의 한국 수출액이 45억6,000만달러다. 이외에 초민감 품목보다 개방 수준이 한 단계 높은 중국의 민감 품목은 1,209개가 지정됐고 한국은 591개 공산품에 그쳤다. 이들 제품은 15∼20년 안에 양국이 수입관세를 철폐하는 것들이다. 구체적으로 중국 안에는 나프타, 아스팔트, TV카메라 부품, 안경렌즈, 도료, 차량용 축전지, 가정용 정수기 등이 들어갔고 우리는 휘발유와 타이어 등이 포함됐다. 대중 수출액은 310억6,000만달러이며 대한 수출액은 103억7,000만달러다. 또 즉시철폐를 포함해 중국이 10년 내 수입관세를 철폐하기로 한 공산품은 4,696개로 수출액이 1,103억2,000만달러이며 우리는 8,836개 품목에 610억9,000만달러다.
한편 산업부는 협상타결의 마지막 걸림돌로 작용했던 원산지 인정 기준과 관련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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