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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ㆍ일 3국은 지난 26일 북한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6자회담장에서 그동안 북한이 우려하고 관심을 가졌던 모든 사항들을 진지하게 협상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3국의 이 같은 합의는 북한이 그간 제기해온 우려에 대해서도 ‘협상’이 가능하다고 명시한 것으로 북한의 6자회담 참석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국은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10시부터 4시간 가량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진행된 고위급 협의에서 이 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또 3국은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해 중국이 더욱 노력을 강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송 차관보와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 대사,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했다. 송 차관보는 “오늘 3국의 입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성의를 보이라는 데 대한 답변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북한의)성의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하지 않고 현 상황에서 3국이 취할 수 있는 입장”이라며 “그 입장은 문을 닫아 놓은 것이 아니라 열려 있으며 북한의 관심사항을 토론할 논의의 장이 열려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사에 일측 수석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은 무조건 회담장에 복귀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3국은 북한을 회담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공동노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힐 미측 수석대표는 협의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훌륭한 만남이었다(excellent meeting)”고만 말한 뒤 외교부 청사를 떠났다. 송 차관보는 “북이 복귀하지 않을 때 제재나 압박을 논의했느냐”고 하자 “지금은 6자회담의 조기 재개의 방법에 관해 논의를 집중시켰다”고 말한 뒤, 북한의 회담복귀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법을 포함해 논의했으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송 차관보는 “남북경협 문제가 평가됐느냐”라는 물음에 “남북교류 문제는 일차적으로 남북간 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데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남북경협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의 ‘독자성’이 암묵적으로 인정됐다는 뜻이다. 특히 북한이 50만톤의 비료지원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인도적인 문제이고 남북간의 문제인 만큼 일단 남북 당국간 협의를 통해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과 관련, 3국은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 3국이 지금까지 해오던 공동의 평가를 계속하면서 앞으로도 북한의 핵능력의 실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공동의 입장을 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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