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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프로 거리의 시선을 잡는다

정장에서 코트까지 블랙컬러의 물결이 거리를 휩쓸고 있는 올 가을엔 스카프가 패션 소품으로 가장 사랑 받고 있다.옷장 속에 한 두개 정도만 있어도 충분했던 예전과 달리 10개가 넘는 스카프를 구입해 옷마다 코디를 달리하는 멋쟁이들도 눈에 띈다. 늘 입던 옷이라도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면 색다른 변신이 가능해 스카프는 많을 수록 좋은 아이템 중 하나로 꼽힌다. 올 가을 스카프는 봄부터 여름까지 강세를 보였던 노랑, 빨강 등의 원색에서 한 톤씩 낮춰진 점잖은 색상들이 유행이다. 노랑이나 빨강, 초록, 파랑도 모두 채도가 낮아 은근하게 서로 어울리는 색상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고 한 가지 색상보다는 다른 색들과 혼합돼 다소 탁한 색상이 유행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씨' 디자인실의 박난실 실장은 "패션업계 경향이 클래식과 빈티지 등 극과 극을 오르내리며 다양화되고 있어 스카프의 디자인과 스타일도 세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유행하던 이탈리아의 패션브랜드 페라가모풍의 다소 화려한 색상과 문양의 정사각형의 실크 스카프 열풍은 올 가을에는 다소 주춤한 편이다. 대신 에뜨로(이탈리아 패션브랜드) 열풍이 불면서 올 가을에는 직사각형으로 목에 길게 늘어뜨리는 롱 스타일이 인기다. 정사각형 스카프는 보통 반으로 접어 삼각 형태로 어깨에 두르거나 여러 번 접어 넥타이 스타일로 묶어서 연출한다. 반면에 직사각 형태의 긴 스카프는 미국의 현대 무용가인 이사도라 던컨처럼 목에 길게 늘어뜨리기만 해도 멋스럽게 연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스카프를 평소에 하지 않던 사람들도 별다른 연출법을 습득할 필요 없이 쉽게 의상에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직사각형 스카프의 장점이다. 이러한 직사각형 형태의 스카프 유행으로 각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는 올 가을 스카프 신상품 중 직사각형의 스카프들이 전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재는 실크와 울이 적당히 섞여서 보온성이 좋고 모직보다는 얇아서 패션성도 있는 소재들이 전체 상품 중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실크 소재도 시각적으로 따뜻해 보이기 위해서 올을 성기게 얽어 다소 두툼해 보이게 하는 매시 스타일이 새롭게 선보였다. 레노마, 아큐아스큐텀, 입생로랑, 로베르타 등의 브랜드에서 실크소재 스카프는 5만5,000~12만원, 실크와 울 소재 스카프는 6만5,000~1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의 특설 할인 매장이나 이대 앞 패션 소품 매장을 잘 활용하면 질 좋은 남녀 스카프를 2만~4만원선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한동안 모든 여성들의 어깨를 감싸던 파시미나는 올 가을부터는 유행의 선두대열에서 한걸음 뒤로 밀렸으나 보온성과 패션성으로 올 가을과 겨울에도 여전히 위세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류해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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