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사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4일(현지시간)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다른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대사는 이날 미국 내 보수층 시각을 대변하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제재가 효과를 낼지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이런 대북제재들만이 우리가 취하고 있는 유일한 조치는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볼턴 대사는 “만일 대북제재가 북한의 핵무기 추구를 단념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우리는 또한 다른 조치들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 이란에 대한 (유엔의) 제재는 양국 내 민주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조만간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대사는 ‘유엔이 이들 나라에 대한 정치적 변화를 왜 모색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권위적 정권을 민주정권으로 교체하자는 이야기는 많은 나라를 불행하게 만든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볼턴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 압박과 대화라는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 내에서 대북 강경제재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 25일자 인터넷판은 부시 행정부는 ‘악의 축’ 정권에 대한 교체 추구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음을 상기시킨 뒤 “볼턴의 발언은 대화를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심쩍어 하는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FT는 이어 볼턴 대사의 대북 강경론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북핵 해법을 어렵게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 측의 미국에 대한 직접 대화 요구는 ‘구실’일 뿐이라며 미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양자회담 개최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 94년 북미 기본합의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우라늄농축 핵프로그램을 시작, 미국을 기만했다”며 “북한과의 양자회담에 나선다면 북한이 과거와 같은 잘못된 행동을 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