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시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흥국생명 등 재무적투자자(FI) 3곳과 자산운용사 2곳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하철 9호선의 기존 대주주인 맥쿼리 등과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2곳은 기존 주주 지분을 인수하고 흥국생명 등 3개 금융사는 자금을 투입하는 형태로 9호선 신규 투자자로 들어오기로 했다"며 "기존 대주주인 맥쿼리 측과의 가격협상 결과만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분매각 규모는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서울시는 맥쿼리와 신규 투자자 간 가격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시의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다음달 주주변경을 승인할 계획이다.
민간자본 투자로 만들어진 지하철 9호선은 맥쿼리한국인프라펀드(24.5%)가 현대로템(25%)과 함께 대주주로 참여했다. 하지만 적자가 날 경우 연 8.9%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최소수입보장(MRG) 조항으로 특혜논란이 불거진데다 지난해 2월 대주주인 맥쿼리 측이 기습적으로 요금을 인상하면서 서울시와 갈등을 빚어왔다. 맥쿼리 측은 서울시가 MRG를 폐지하고 운임결정권까지 갖겠다고 하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철수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가 지분매각을 마무리 지으면 서울시 민자사업에서 투자자가 철수한 최초 사례가 된다.
서울시는 그동안 민자사업에 고수익을 보장해줬다는 비판을 의식해 신규 투자자에게는 MRG 조항을 폐지하는 동시에 명목수익률 5% 미만을 제시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사업수익률은 2% 미만이 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9호선 운영이사회에 서울시가 이사 한 명을 직접 파견할 수 있도록 해 민간 주도로 이뤄진 사업이지만 시가 9호선 운영 등에서 주도권을 갖도록 했다. 시 관계자는 "신규 투자자와는 MRG 조항을 없애고 명목수익률을 5% 미만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요금인상 요인이 그만큼 줄어 시민들의 부담도 작아지고 시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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