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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100보다 우수한 1명 잡자"
입력2001-10-22 00:00:00
수정
2001.10.22 00:00:00
'1當 100' 인재가 미래 좌우 인식■ 기업들 초특급 인재유치 경쟁
인재풀 구축·다국적기업서 인력 스카우트
기업들이 초특급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한마디로 '미래의 생존전략'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1등 기업' '1등 사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데 바로 이들 고급인재가 1등 기업과 사업의 견인차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력감축ㆍ경비절감 등 초긴축경영 기조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해외사업 및 마케팅 등 분야의 초특급 인력 확보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양상은 기업들에게는 바로 생존과 직결된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상황"이라며 "경영환경이 악화될수록,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위기극복 능력을 갖춘 전문가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 우수인재 확보가 위기관리의 핵심
이건희 삼성 회장은 최근 들어 사장단회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래의 핵심 경쟁력은 우수인력에 달려 있으므로 필요한 인력을 미리 확보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한다.
이 회장의 주문은 100명의 평범한 인력보다 1명의 '일당백' 전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본무 LG 회장 역시 "초일류 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수익창출이나 선진경영 방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재확보"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탁월한 스타급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특히 최근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위기타개력을 갖춘 초일류 전문가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일부에서는 아예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거부하고 우수인재풀을 통해 수시채용에 나서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최근 서울대ㆍ한국과학기술원ㆍ연세대ㆍ고려대ㆍ포항공대 등 주요 대학 졸업생 또는 예정자(교수추천)를 한축으로, 일정 요건을 구비한 전문가(사내 임직원 추천)들을 또 하나의 축으로 하는 인재풀 구축에 나섰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경기상황이 불투명해질수록 우수인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열쇠"라며 "오는 11월까지 총 3,000명에 달하는 우수인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각 사업부별로 인력수요가 발생하면 수시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다국적 경쟁사를 인력기지로
삼성은 최근 미국 등 해외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는 첨단기술 분야의 거물급 인사들을 공격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기술 및 경영자문 책임자로 합류한 김학현 보좌역, 디지털미디어연구소를 담당하게 된 오영환 소장 등은 모두 삼성이 스카우트하기 전까지 TI, MCI 등 다국적 기업에서 쟁쟁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다.
삼성 관계자는 "해외 다국적기업에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전력보강을 위한 주요 스카우트 대상"이라며 "이들은 첨단기술의 흐름이나 노하우 등 일당백의 경영 및 R&D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간에 기업이 원하는 최고능력의 전문가들을 확보하려면 현재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해놓아야 하며 이 같은 인재들을 국내에서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인력난의 정점, 중국 전문가
기업들이 최근 부쩍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는 부문은 중국 관련 쪽이다.
인터넷 채용정보업체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기업들이 올들어 최근까지 중국어 가능인력을 모집하기 위해 내놓은 채용공고는 191건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건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은 미 테러 사태 이전부터도 글로벌 경기침체를 타개할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부상한데다 최근 테러 후폭풍으로 경제전반의 위기상황이 심화되면서 더더욱 유일한 탈출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올말까지 중국 시장에 밝은 전문가 40명을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SK는 이를 위해 중국 현지에서 대졸자 및 MBA 출신을 대상으로 한 인력채용 공고를 내놓았다.
현대ㆍ기아차 역시 국내 중국총괄팀에서 10여명의 중국 전문가를 확보한 데 이어 중국 현지에 설립한 중국총괄본부를 통해 현지전문가를 발굴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 같은 인력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영풍토, 기업문화를 이해하면서 동시에 중국 현지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LG는 최근 '러닝넷 차이나'라는 온라인 연수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당장 확보해야 할 중국 전문가는 스카우트 또는 현지 대학생이나 MBA 등을 채용해 해결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국내 전문가를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아예 자체 육성에 나선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테러 보복전쟁 개시로 '위기 경영'체제에 들어간 기업들이 최근 불요불급한 투자를 최대한 줄이는 대신 총체적인 역량을 유지, 확대시키기 위해 전문인력 확보에 더욱 주력하는 양상"이라며 "최악의 구직대란 속에 기업들이 원하는 고급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당백의 전문가들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채용전쟁이 상당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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