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FTA로 열린 중동의 관문 터키를 가다] <3·끝> 소프트파워 키우는 삼성·현대차

학교 짓고… 장학금까지… 다양한 사회공헌으로 한국사랑 심는다<br>고교에 삼성교육 코스… 현지 서비스인력 배출… 지역 고용창출 효과도<br>딜러 등 현지업체들과 탄탄한 파트너십 구축… 우리문화 체험도 확대

요르단·시리아·레바논을 담당하는 삼성레반트법인 직원 봉사단이 요르단에 있는 SOS빌리지 고아원을 방문해 삼성 제품을 기증하고 1일 교사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당신은 어떤 축구팀을 응원합니까?"

기자가 이스탄불 시내를 취재하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도중 운전기사는 이런 질문을 현지 터키인 가이드에게 던졌다. 이에 가이드가 머뭇거리자 "당신 터키 사람 맞냐"며 핀잔을 줬다.

이처럼 터키인들의 축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이스탄불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선거로 뽑히는 시장이 재선될지 여부는 소속 축구팀의 인기를 보면 알 수 있다는 얘기까지 들릴 정도다.

그러니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과 터키 간 3ㆍ4위전은 터키 국민 모두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터키에서 18년째 살고 있다는 한 교민은 "당시 터키 사람들은 경기장에서 한국인들이 대형 터키 국기를 태극기와 함께 관람석에서 펼쳐 드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며 "굳이 혈맹국가 얘기까지 꺼내지 않더라도 한국 기업들에 대한 터키인들의 이미지는 각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은 우리나라에 대한 터키인들의 호감을 발판으로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활동에 적극 나서는 등 소프트파워를 지속적으로 키워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터키법인의 CSR 활동은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초등학교 건립사업을 벌여왔다. 지난해까지 낙후된 지역에 총 9개의 학교를 세웠고 올해에만도 총 5개의 학교를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부터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대학생 손자ㆍ손녀 100명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주고 있다.

터키뿐 아니라 다른 중동지역 법인들도 다양한 CSR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요르단ㆍ시리아ㆍ레바논 등 3개국의 삼성레반트법인은 최근 이들 국가의 고아원 10곳을 방문해 삼성물품을 지원하고 1일 교사로 활동했다. 이란 지점의 경우 지난해 심장병 어린이 557명의 수술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같은 CSR 활동은 현지에서 크게 호평을 받고 있다. 홍성룡 삼성전자 터키법인장은 "터키인들은 한국 기업에 대한 친밀도가 굉장히 높다"며 "한 집 건너 아픔을 가졌거나 그런 부모ㆍ사촌 등이 있어 그런지는 몰라도 모두 한국 회사와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홍 법인장은 터키인들의 정서를 감안해 비즈니스상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성장이라는 단어를 자제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게 터키를 위한 공헌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곳의 오피니언리더와 대화할 때는 언제나 터키인들이 삼성에 바라는 바를 묻곤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찾아가는 애프터서비스(AS)를 우리나라의 8배에 달하는 터키 전역에서 실시함으로써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2010년 터키법인이 세워지고 이스탄불뿐 아니라 터키 전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려니 서비스 기능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런 상황에서 서비스 인력을 자체적으로 양성하자는 데 생각이 이르렀다. 터키법인은 최근 지역 고등학교 과정에 삼성전자의 교육 코스를 넣어 학생들이 이를 이수하면 취업도 알선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우선 고등학교 한곳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확대해갈 방침이다.

터키법인은 또 터키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투르크셀(Turkcell)과 손잡고 통신대리점에 삼성전자의 서비스 직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한국으로 치면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등을 모두 취급하는 대리점에 삼성전자 서비스코너를 마련하는 셈이다. 우선 전국 1,000여개 매장 중 170곳이 목표다. 터키법인은 투르크셀 대리점뿐 아니라 전자전문점 테크노사 매장에도 삼성전자 서비스포인트를 구축한다. 홍 법인장은 "소비자들은 집 가까운 곳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좋고 대리점이나 매장 역시 고객들에게 호평을 얻을 수 있어 좋아한다"며 "지역 고용효과까지 부수적으로 발생해 터키 정부관계자들도 이 아이디어에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경우 딜러 등 현지업체와 탄탄한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터키시장에서 소프트파워를 키워나가고 있다. 터키 전역에 72개의 딜러 등 총 86곳의 세일즈포인트를 가진 현대차 터키법인은 이들을 대상으로 연간 베이스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판매법인 1층에 위치한 트레이닝센터뿐 아니라 생산법인이 있는 공장에서도 다양한 교육을 한다. 예를 들면 신차가 나오면 그 차량에 대한 교육 및 시승을 공장에서 진행한다. '6스텝'이라고 불리는 판매교육에서는 고객 접근법, 차량 설명법 등을 체계적으로 알려준다. 터키법인 직원들은 또 외부강사와 함께 딜러숍에 나가 매장직원들과 롤플레잉을 하며 교육이 체화되도록 돕는다.

터키법인은 아울러 딜러 2세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현대차는 물론 한국문화도 체험하게 했다. 김홍순 터키법인 판매실장은 "딜러 2세들을 한국으로 데려가 현대차ㆍ현대제철ㆍ현대중공업 등을 보여주고 있다"며 "현대차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한국 공장 등을 보여주면 자연히 현대차에 대한 로열티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