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 귀재들이 3ㆍ4분기에 투자전략을 바꾸거나 말을 갈아탄 것으로 조사됐다. ‘헤지 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3ㆍ4분기들어 상품주 등 특정 분야 집중에서 벗어나 분산투자 전략을 택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10년 넘게 매집해 오던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 대신 나이키와 로위스의 지분을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섰다. 상품 가격이 안정되고 기업의 흐름이 바뀌면서 투자자들의 선호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로스, ‘투자 다변화’ 나서= 소로스는 지금까지 통화나 선물투자 또는 상품 관련주 등 ‘고위험’ 분야에 집중 투자해 고수익을 올려왔다. 하지만 상품가격이 안정을 보이면서 ‘헤지펀드의 대부’도 ‘투자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소로스펀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ㆍ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소로스의 현재 주식 투자비중은 38%에 달하고 보유 시가총액도 약 29억달러에 이른다. 투자종목도 다양한 분야에 분산 투자를 하고 있다. 실제 3ㆍ4분기 신규 취득 종목만도 ▦마라톤액퀴지션(375만주) ▦AMD(675만주) ▦옥시덴털석유(88만주) ▦에너지셀렉트(86만주) ▦발레로에너지(60만주) ▦시포틀멕시칸그릴(24만주) ▦오일서비스(36만주) ▦웰포인트(16만주) 등 10여 종목을 넘었다. 반면 매도 종목은 애덤스레스퍼러토리테라(172만주 매도) 등 극히 일부에 국한됐다. 특히 소로스는 보유 야후 주식중 200만달러 규모를 매각한 반면 구글에 대해서는 250만달러를 투자해 5,000여주를 새로 매입했다.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구글에 대한 성장성을 여전히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버핏, ‘종목 재조정’= ‘가치투자’로 유명한 버핏은 주식의 구성을 바꾸었다. 하지만 변화가 전면적인 것은 아니고 ‘내수주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수준이다. 가장 큰 변화는 10년 이상 보유하며 지속적으로 보유지분을 늘리던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의 비중 축소. 버핏은 9월말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보유하고 있던 4,300만주의 안호이저부시 주식중 711만주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투자를 신조로 하는 그의 투자 패턴으로 볼 때 안호이저부시의 투자비중 축소는 장기 매각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유통업체 타깃과 금융서비스업체인 H&R블록도 각각 470여만주와 42만주를 매도했다. 대신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2ㆍ4분기 247만주→3ㆍ4분기 400만주) ▦유통업체 로위스(39만주→700만주) ▦건자재업체 USG(650만주→1,670만주) ▦데이터 관리업체 아이론마운틴(502만주→603만주) 등에 투자를 늘렸다. 한편 KT&G에 대한 공격으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은 1억1,000만달러를 투자해 타임워너 주식 670만주를 추가 매입, 총 지분을 11%로 늘려 이 회사에 대한 재공격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이칸은 또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힐튼과 윈덤월드와이드 주식도 각각 410만주(지분율 1%)와 220만주(1.1%)를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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