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4년여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8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2.0으로 7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2009년 3월(76.1)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가 100 이하면 전달보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로존 실물경제 악화와 가계부채 최고치 경신 등 기존 악재가 심화된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선 이후 재정절벽 우려의 재점화, 중국 시진핑 체제의 내수 중심 경제 전환 등 새로운 불안요인이 겹친 결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지난 20년간 BSI가 7개월 이상 기준치를 밑도는 현상은 1997년 외환위기(31개월), 2004년 카드대란(9개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1개월) 등 심각한 경기침체기에만 나타났다.
12월 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기업들은 수출(90.3)ㆍ내수(96.1)ㆍ투자(93.8)ㆍ고용(98.9)ㆍ자금사정(93.0)ㆍ재고(105.0) 등 조사 대상 전 부문에서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특히 원화 강세 및 엔화 약세에 따라 채산성(85.8)에서 가장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업종별로는 중화학공업의 경우 1차금속 및 금속가공(58.1), 석유정제 및 화학제품(59.6), 전자 및 통신장비(77.8) 등이 전월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BSI 11월 실적치는 82.2로 8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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