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사상 첫 남북 대결 열리나

`남북 철권' 조석환(25.국군체육부대)과 김성국(20)이 나란히 아테네올림픽 복싱 57㎏급 준결승에 오름에 따라 올림픽 복싱 사상첫 남북 대결이 열릴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석환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페리스테리올림픽복싱홀에서 열린 복싱 57㎏급 8강전에서 비오렐 시미언(루마니아)을 39-35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같은 체급에 도전장을 낸 북한의 김성국도 무이딘 가니유(나이지리아)를 상대로월등한 실력을 과시하며 32-11로 이기고 4강에 합류한 것.

28일 열리는 준결승에서 조석환은 알렉세이 티치첸코(러시아)와, 김성국은 비탈리 타이베르트(독일)와 대결하며 모두 이길 경우 29일 맞대결한다.

남북한은 그동안 올림픽 복싱에 단골로 출전했지만 모스크바올림픽은 한국이 불참하고 LA올림픽과 서울올림픽은 북한이 참가를 거부하는 등 인연이 닿지 않아 그동안 맞대결이 무산됐었다.

특히 김성국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57㎏급 예선에 출전해 한국의 이성원(충남체육회)에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터라 올림픽 무대에서 남북대결에 대한 욕심은 남다르다.

이에 앞서 이들은 티치첸코와 타이베르트라는 큰 산을 넘어야한다.

조석환은 8강전에서 세계챔피언 갈리브 자파로프(카자흐스탄)를 꺾은 `돌주먹'티치첸코와 힘겨운 승부가 예정돼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기습 공격이 좋은 조석환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후반에 승부수를 띄운다면 티치첸코의 파워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석환은 동메달을 확보한 뒤 "남은 경기를 열심히 해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걸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김성국의 준결승 상대인 현 유럽챔피언 타이베르트는 8강에서 복싱 강국 쿠바의루이스 프랑코 바스케스(쿠바)를 무너뜨린 핵주먹이다.

파이터인 김성국은 왼손 잽으로 상대를 현혹시킨 뒤 변칙적인 스탭으로 상대의허를 찌르는 스타일이라 정통파인 타이베르트가 이외로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김성국은 준결승에 진출한 뒤 "자신감이 생긴다. 누구와 붙더라도 이길수 있다"며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오인석 한국복싱대표팀 감독은 "기량면에서는 당연히 조석환이 김성국보다 앞선다"며 "둘 다 결승까지 올라와 남북대결이 이뤄진다면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