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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FTA 재협상 요구… DDA타결후로 개방 미룬 400여 농산물이 '불씨'

칠레, FTA 재협상 요구… 내달 칠레대통령 방한 앞두고 압박 거셀듯<br>협상중인 페루 등도 덩달아 전면개방 요구<br>"EU FTA·인도 CEPA 비준등 차질 우려"

칠레가 지난 2004년부터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해와 커다란 파문이 예상된다. 2003년 2월15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한·칠레 외무장관의 한·칠레 FTA 서명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경제 DB


칠레가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며 파열음을 내자 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체결한 FTA로 상징성이 큰데다 정부는 그동안 한ㆍ칠레 FTA를 성공작으로 내세우며 동시다발적 FTA 확대의 증인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당면한 미국·유럽연합(EU)과의 FTA 비준안 처리가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칠레가 재협상을 요구하는 농산물 분야는 정치적으로 민감도가 높아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칠레의 재협상 요구 기류를 타고 현재 FTA 협상이 진행 중인 같은 남미권의 페루 등도 우리 측에 농산물 전면 개방을 요구, 정부를 더욱 난처하게 하고 있다. FTA가 발효된 지 5년이 넘은 상황에서 칠레의 재협상 요구는 뜬금없이 들리지만 진지함의 무게는 미국 이상이다. 또 미국의 재협상 요구는 논리와 근거가 매우 빈약해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점도 칠레와 다르다. 정부는 지난 1999년 말 첫 FTA 상대국으로 칠레를 꼽고 협상을 추진했지만 FTA로 인한 개방폭이 너무 크면 농민과 정치권의 반발이 커질 것을 우려해 농산물 400여개 품목의 개방을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타결 후로 미뤘다. 그러나 협상 9년째에 접어든 DDA는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 측은 논의를 미룬 400여 농산물이 한·칠레 FTA 개방에서 제외된 것으로 여기지만 칠레는 여전히 협상 대상으로 보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칠레의 요구는 근거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해 이후로 칠레 정부와 주한대사 등이 재협상을 요구했고 올해는 양국 FTA 이행위원회에서 공식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달 칠레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그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발효 중인 FTA에도 상대국이 재협상을 요구하고 현실화 가능성마저 보이면 한미 FTA 비준에도 엄청난 논란을 부를 것으로 예상돼 정부는 이 사실을 그동안 숨겨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권은 한미 FTA 선비준을 추진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재협상은 없다고 강변해왔기 때문에 칠레와의 FTA 재협상 가능성은 야당의 공격을 초래하고 정부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미측이 한미 FTA 비준을 계속 외면해 정부와 여권은 궁지에 몰려 있다. 아울러 칠레의 FTA 재협상 요구가 부각되면 연말까지 비준이 필요한 한·인도 CEPA와 내년 상반기 한·EU FTA 비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칠레의 재협상 요구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도 정부의 고민을 더하게 한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인 페루가 한미 FTA 수준의 전면적 농산물 개방을 원하고 있어 칠레가 계속 재협상을 요구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칠레와 재협상한다면 전 분야를 다시 해야 하는데 FTA가 발효된 지 5년이 넘어 우리 측은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이 별로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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