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토교통부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중국 항공당국은 이달 중순께 자국 국적 항공사들에게 한국-중국간 전세기의 운항 횟수와 기간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치는 한국 국적의 항공사가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하자 이를 견제하고 중국이 자국 항공사의 정규 노선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세기는 정규 노선과 달리 여행 성수기에 띄우는 비정규 항공편으로 국내 항공사와 여행사는 전세기로 중국인 고객을 대거 유치하고 있다.
중국 항공당국은 정기 항공편을 운영하는 노선에서 전세기 추가 운영을 불허하고 같은 항로의 전세기 운영기간을 1년 중 4개월 이내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전세기의 연간 최대 운항기간은 9개월이다.
중국의 이러한 조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저가항공사 등 국내 항공사에도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어서 우리나라 관광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한ㆍ중 관광교류 확대로 양국의 전세기 운항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관광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세기는 중국 항공당국의 허가가 나기 전에 승객을 모집하는데 취항 허가가 난 뒤 승객을 모으면 초기 항공편 좌석을 비운 채 나가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노선 운영은 당국간 항공협정을 통해 정해지는 만큼 당국에서 나서서 해당사례를 막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업계에서는 여행 성수기를 맞아 중국 항공당국의 조치에 대해 당황하고 있다. 전세기가 한창 몰리는 시즌에 제한 방침이 내려져 방중 한국 관광객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 것이다. 중국에선 정규 노선을 늘려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양국이 전세기를 서로 엇비슷하게 운영해 온 관행을 감안할 때 한국 여행객의 중국 송출에는 지장이 예상된다. 지민신 나우팩토리여행사 대표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자국 항공사 보호를 위해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조치에 일희일비 할 게 아니라 중장기적 안목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당장 최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과 오는 9월 추석 연휴에 전세기 항공편이 줄어들 경우 여행객 모집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중국 항공당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전세기 제한에 대해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면서 "사실 확인에 대한 답변이 오는 대로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