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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금융안정과 투신의 과제
입력2000-01-27 00:00:00
수정
2000.01.27 00:00:00
◇ 금융시장 안정과 투신의 발전방향새로운 밀레니엄시대를 맞이하던 기대와는 달리 연초 금융시장은 주가가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나라종금의 영업정지로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는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종금사 문제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사항으로 그 일단이 현실화된 것 뿐이다. 투명하지 못한 거래속에 숨겨진 부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예금의 대량인출을 가져왔고, 결국 해당 금융기관이 유동성 부족으로 부도상태에 빠진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금융불안의 원인은 물론 그 해결책을 간단히 찾아낼 수 있다.
즉 금융불안의 원인은 대우그룹의 부실도, 이로인한 금융기관의 부실도 아닌
신뢰의 상실이며, 이에따라 금융기관이 신뢰를 회복하면 금융불안은 자연히 해소될 것이라는 얘기다.
주가나 금리로 나타나는 시장의 움직임은 기본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피하고 싶어한다. 이것은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본능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같은 본능이 집단적 사고로 발전해 실제 행동으로 나타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아무리 건실한 재무구조와 우량자산을 가진 금융기관이라도 심리적 불안감에서 시작된 인출사태 앞에서는 무기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위기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어 결국 대우채편입 펀드의 95% 환매일인 2월 8일이 금융기관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월 8일은 금융기관의 신뢰를 가늠하는 전환점은 물론 기존 악재 해소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12일 대우채편입 수익증권 환매대책이 발표될 당시 대우채펀드 규모는 150조원이었다. 그러나 일부 환매허용 조치와 펀드전환 등으로 지난해 12월말 현재 그 규모는 69조원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남아있는 자금의 보수적 성격으로 인해 실제 환매되는 규모는 20조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규모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대우채 수익증권 환매는 자금시장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신사 자체의 유동성 확보 노력과 정부의 종합적인 대응방안 마련으로 그 충격은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것으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국가경제의 영속성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예고된 금융시장 붕괴는 있을 수 없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당국과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대비책을 이중삼중으로 준비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2월 8일의 대우채 환매 못지않게 2월 중순이후 나타날 시장환경의 변화에도 쏠리고 있다.
최근 은행과 보험, 은행과 증권 등 금융기관간 전략적 제휴에서 볼 수 있듯이 금융서비스의 융합과 상품의 교환 등에 의해 앞으로는 업종간 구별이 빠른 속도로 희석될 전망이다. 다시말해 어느 업종이든 경쟁력을 갖춘 금융기관만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금융환경의 변화는 투자자들에게도 자산운용의 건전성과 고객서비스의 질이 우수한 하나의 금융기관을 주거래 금융기관으로 삼게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투신사는 기존의 강점인 자산의 전문운용능력을 높이는 한편,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강화해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또한 외부감사를 확대하는 등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상품개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생존과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는 다름아닌 리스크 관리능력이다. 유사한 금융기관간 수익력 차이는 크지 않는 반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 수년간 쌓아온 수익을 일거에 날리고 존폐의 기로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누적된 부실을 해결하는 일도 발등의 불이다. 기존 부실을 털어내는 것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걸음이자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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