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일본판유리(NSG)는 지난 2010년 CEO로 영입했던 미국 출신의 크레이그 네일러가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NSG 측은 이사진과 네일러 간 경영전략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고 전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실적부진 등이 이유로 전해졌다. 네일러는 세계경영을 목표로 내세운 NSG가 2008년 첫 외국인 CEO로 영입했던 스튜어트 체임버스에 이어 두번째로 맞아 들인 외국계 CEO였다. 네일러의 후임은 NSG에 39년 동안 몸담아온 요시카와 게이지로 결정됐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취임 6개월 만에 회사에서 쫓겨난 마이클 우드퍼드 올림푸스 전 CEO와 2월 자리에서 물러난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어에 이어 최근 1년 사이에만도 3명의 외국인 CEO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들의 퇴진한 것은 우선 회사실적이 영입 당시의 기대만큼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NSG의 경우 2011년 회계연도에 30억엔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소니도 지난해 5,200억엔의 적자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남겼다.
이와 관련해 서구 언론들은 외국인 수장이 적응하기 힘든 일본 특유의 폐쇄적 조직문화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 단적인 예가 우드퍼드 전 CEO다. 지난해 10월 우드퍼드가 물러날 당시 사측과 우드퍼드는 각각 경영개선 과정에서 발생한 이사진과의 마찰과 회사의 내부비리 고발이 퇴진 이유라고 밝혔다. 제이미 앨런 아시아기업지배구조연합(ACGA)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서구 출신 CEO들이 일본 기업문화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고 언어 장벽도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예외도 있다. 바로 카를로스 곤 로느닛산 사장이다. 1990년대 후반 닛산자동차를 부도 위기에서 구하고 2005년 CEO에 취임한 곤은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열린 '비즈니스 리더스 어워드'에서 올해의 아시아 비즈니스 리더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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