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8차 전국대표회의(당대회)를 목전에 두고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낙점된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부주석이 공식일정을 잇달아 취소하면서 신병이상설ㆍ권력투쟁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시 부주석은 지난 4일 자정께 다음날로 예정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의 베이징 면담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이어 6일로 잡혀 있던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과의 접견도 함께 취소했다. 중국 외교부는 일정을 잡는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며 사태확대에 선을 그었지만 중국이 가장 중요시하는 미중회담의 전격 취소, 그것도 당대회를 앞둔 시점이라는 각도에서 중국 최고위층의 권력투쟁설 등 갖가지 추측이 확대 재생산되는 형국이다.
중국 당국은 불필요한 추측을 경계했지만 시 부주석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소문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치소식에 밝은 홍콩의 밍징왕은 베이징 정가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의 신병이상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곧 개최될 예정인 제18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큰 폭탄이 하나 터졌다"고 분석했다.
홍콩 핑궈르바오는 "그가 수영을 하다가 등을 다쳤다느니, 심지어는 암살 시도가 있었다느니 하는 소문이 돈다"며 "현재 베이징 301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시 부주석이 허리를 다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차기 지도부 구성 문제로 태자당과 상하이방, 그리고 공청단파 간에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돌발변수'가 생겼다는 추론도 나오고 있다. 시 부주석은 태자당의 대표주자다. 태자당인 보시라이 낙마사건을 촉발했던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반역 및 수뢰죄 등으로 기소됐다는 사실이 전날 중국 관영매체에 보도된 것과 시 부주석의 갑작스러운 일정취소를 연관시킨 억측도 돈다. 상대 세력의 태자당 공격이라는 주장이다.
시 부주석은 지난 1일 공산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 개학식에 참석한 뒤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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