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변동형 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여파로 고정형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는 데 반해 변동형 금리는 5개월째 제자리 걸음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동형 금리 대출의 기준으로 삼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다섯달째 보합세를 지키고 있다. ◇CD금리, 다섯달째 제자리=이달 7일 현재 CD금리는 5.39%로 전일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월5일 5.39%를 기록한 후 현재까지 연 5.3~5.9%사이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CD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금리도 제자리 걸음이다. 국민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3월 말 연 6.02~7.62%에서 지난달 말에는 6.13~7.63%로 큰 변화가 없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 3월 말부터 지금까지 각각 연 6.2~7.7%, 6.6~7.3%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최근 들어 고정형 금리는 계속 상승커브를 그리고 있다. 기준으로 삼는 국고채와 은행채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국고채(3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5.14%에서 7일 현재 6.05%로 0.91% 포인트나 올랐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CD의 경우 수요도 많아 금리가 큰 폭의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반해 은행채의 경우 만기가 1년 이상으로 발행보다 수요가 부족해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변동형 금리 선호 현상 계속될 듯=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일반적으로 금리도 오른다. 금리가 오르면 고정금리형, 내리면 변동금리형을 선택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탓에 주택담보대출자의 경우 95%가 변동형을 선택하고 있다. 고정금리는 초기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다. 우리은행의 3년 고정형 주택대출의 금리는 연 7.55~9.05%로 한달 만에 0.5%포인트나 올랐다. 상황이 이런지라 고정금리형보다는 변동금리형 대출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 공성율 국민은행 재테크 팀장은 “앞으로 시중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오른다고 예상되면 고정형으로 대출을 받는 게 맞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장기간에 걸쳐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금리가 오르더라도 변동형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CD금리 상승압력 높아져=한편 시중은행들이 최근 들어 은행채와 CD 발행을 확대함에 따라 여기에 연동된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시장성 CD 발행잔액은 지난 2일 현재 2조9,086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8,256억원에 비해 59.3% 늘어났다. 특히 현재의 CD금리가 은행채 금리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인식이 팽배한 탓에 앞으로 CD금리 상승압력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로서는 CD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낮다고 반박한다. 신동준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올해 초 CD 금리가 연 5.9% 가까이 급등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은행권의 CD 발행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며 “한국은행의 보수성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FRB와 ECB, 아시아중앙은행들보다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 CD금리의 급격한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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