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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性, 밤새 안녕하십니까?

● 영화 ‘킨제이 보고서’<BR>‘性혁명’ 일으킨 학자 일대기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꾸며



성을 이야기하는 게 죄악시되기까지 했던 20세기 중반, ‘인간에 있어서의 남성의 성행위’(1948)라는 긴 제목을 단 킨제이 보고서는 보수적인 미국 사회를 엄청난 충격에 몰아넣는다. 학술 서적으로 2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당시 잡지 등 모든 간행물의 표지인물로 등장하며 일약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킨제이 보고서’는 이처럼 현대 인간의 성생활에 혁명을 일으킨 알프레드 킨제이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비록 킨제이가 당시 다루던 학술적 내용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기에 충분하지만, 영화는 지루할 정도로 차분한 다큐멘터리 방식을 도입했다. ‘킨제이 보고서’에 은밀한 관심을 갖고 뭔가 야한 내용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별반 볼 게 없다. 영화 초반부, 킨제이는 사람들로부터 인터뷰를 당한다. 바로 성생활 보고서를 위해 인터뷰에 나설 연구원들에게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인터뷰 중간중간에 영화는 인간 알프레드 킨제이의 모습을 들여다 본다. 초반부의 독특한 이야기 전개는 흥미롭지만, 뒤로 갈수록 영화는 자극적으로 전락하지 않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재미를 반감시킨다. 보수적인 교사였던 아버지를 둔 킨제이는 몽정을 한 후 신에게 참회 기도를 할 정도로 억압적인 소년기를 보낸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며 생물학과에 진학한 그는 훗날 교수가 돼 결혼강좌 성교육 강의를 맡는다. 그러나 섹스와 관련된 그 어떤 학술적 자료도 없다는 걸 알게 된 그는 일생의 걸작인 성생활 리서치에 돌입한다. 리서치에 실린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동성애 등 당시 원죄로 일컬어지기까지 한 변태적 성행위가 미국인의 일상에 녹아있던 것이다. 물론 그 자신도 자유로운 성적 취향을 갖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사탄이란 저주와 생물학의 새 지평을 연 위대한 학자라는 양 극단적 평가를 내린다. ‘시카고’를 만든 빌 콘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러브 액츄얼리’로 국내 팬들에게 낯익은 리암 니슨, 로라 리니 등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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