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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수인력 없어 교수 못 뽑는 서울공대

서울대 공대의 신임 교수 공채에서 적격자가 없어 채용에 실패한 것은 이공계 위기와 인재 공동화 현상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울대 공대는 2학기에 기계항공공학부, 전기ㆍ컴퓨터공학부, 재료공학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조선해양공학과 등 5개 학부 및 과에서 모두 7명의 교수를 신규 채용하기로 하고 지난 3월 모집공고를 냈다. 여기에 40여명이 지원했으나 각 학부 인사위원회의 서류심사 및 심층 인터뷰에서 탈락했거나 전체 교수회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단 한명의 교수도 뽑지 못한 것이다. 응모자들의 결격사유는 여러 가지였으나 대부분의 경우 학문적 성취 부족 때문이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한마디로 연구능력이 탁월하고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 실력 있는 지원자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이공계 기피와 인재의 해외유출이다.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나 한의대 등으로 몰려 이공계 진학을 꺼린 지 오래됐다. 이공계에 진학하더라도 보다 좋은 교육과정을 찾아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며 공부를 마치고도 귀국하는 대신 현지 대학ㆍ연구소ㆍ기업 등에서 일자리를 찾아 정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인재공백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유학 고급두뇌들의 한국 외면 현상은 그들이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여건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대학의 경우 능력과 성과에 관계없이 동일한 대우가 일반화돼 있으며 기업ㆍ연구소 등에도 갈 자리가 많지 않고 그나마 획일적인 근무조건 등으로 얽매이기 일쑤다. 실력 있는 교수가 부족하면 학생들이 제대로 배울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실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탁월한 교수인력 부족으로 이어지고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인재 부족에 따른 악순환을 연출한다. 인재가 없으면 나라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특히 이공계 고급두뇌의 중요성은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연구개발(R&D)과 기술력이 곧 산업경쟁력이자 국가경쟁력이며 그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이 이공계 인재들이기 때문이다. 이공계 인재공동화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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