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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8월 26일] 잭슨홀 미팅과 버냉키 재신임

미국 와이오밍주와 몬태나주에 걸쳐 있는 세계적인 국립공원 옐로스톤 남단에는 또 하나의 국립공원 그랜드티턴이 자리하고 있다. 4,000m를 넘는 산봉우리의 머리에 인 만년설이 빙하호에 비치는 절경으로 유명한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안에는 잭슨홀이라는 한적한 시골 도시가 있다.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 전통이 물씬 풍기는 이곳은 해마다 8월 말이면 세계 주요 중앙은행 총재와 저명한 경제학자 등이 모여 휴가를 겸한 학술대회를 여는데 이를 흔히 잭슨홀 미팅이라고 부른다. 미국 서부의 시골 마을을 한국이 주목한 것은 지난 2007년 8월부터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주곡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폭발하자 전세계의 이목은 잭슨홀 미팅에 참석하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입에 쏠렸다. 1978년부터 시작된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준이 주관하는 친목 행사 성격의 연찬회이지만 금융위기로 무게감이 달라졌다. 잭슨홀 미팅은 유독 9월에 잦은 미국의 금융위기 고비마다 FRB 통화정책이 분수령을 맞는 계기가 됐다. 멀리는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위기 때 그랬고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는 가까운 사례다. 18년간 미국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한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1998년 8월 잭슨홀 미팅 이후 9월부터 3차례의 선제적 금리인하로 위기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었다. 2년 전 버냉키 의장은 잭슨홀미팅 개막 연설에서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금리인하를 예고한 뒤 9월부터 현재의 제로금리까지 기나긴 금리인하 행진을 이어왔다. 미국의 국책 모기지은행인 패니매와 프레디맥 파산위기 소용돌이 속에 열렸던 지난해의 경우 버냉키 의장은 시스템 위기 가능성을 조심스레 경고했다. 올해 잭슨홀 미팅이 끝난 지 하루 만인 24일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1월 말로 임기 만료되는 버냉키 의장을 재신임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대통령 휴가 전 미리 언질을 받은 덕분일까. 올해 잭슨홀 미팅에서 버냉키 의장은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늘 짙은 색의 정장차림만 보여줬던 버냉키 의장이 캐주얼 차림으로 시라카와 마사키 일본중앙은행(BOJ) 총재와 환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첫날 행사에는 산행을 즐기기도 했다. 버냉키 의장은 올해 개막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조만간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세계를 안심시켰다. 미국발 금융위기 3주년이 되는 내년 이맘때쯤 잭슨홀을 다시 찾을 버냉키 의장이 올해 보다 더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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