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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자원전쟁] <2부-1> 호주(상)-스프링베일 광산

제2부: 프런티어를 가다<br>억대연봉 광부들 24시간 연중무휴 '풀가동'<br>광진公·SK에너지 합작법인서 인수후 투자확대 <br>생산원가 한국의 7분의 1… 생산성은 25배 달해<br>투자원금 이미 회수하고 이익금 인근 광산 재투자


컨베이어 벨트로 기차역까지 운반 스프링베일 탄광 막장에서 채굴된 석탄(위)이 저 탄장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석탄은 컨베이어벨트(아래)로12㎞ 떨어진 기차역까지 운반되고 다시 기차에 실려 240㎞ 떨어진 포트캠블라 항구로 옮겨져 수출된다.


[불붙은 자원전쟁] 호주(상)-스프링베일 광산 제2부: 프런티어를 가다억대연봉 광부들 24시간 연중무휴 '풀가동'광진公·SK에너지 합작법인서 인수후 투자확대 생산원가 한국의 7분의 1… 생산성은 25배 달해투자원금 이미 회수하고 이익금 인근 광산 재투자 리스고=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컨베이어 벨트로 기차역까지 운반 스프링베일 탄광 막장에서 채굴된 석탄(위)이 저 탄장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석탄은 컨베이어벨트(아래)로12㎞ 떨어진 기차역까지 운반되고 다시 기차에 실려 240㎞ 떨어진 포트캠블라 항구로 옮겨져 수출된다. 호주 시드니에서 북서쪽으로 3시간 이상 달리면 광산도시 리스고시에 도착한다. 스프링베일 광산에 접근하는 도중에 산골짜기에 기다란 뱀이 꿈틀거리듯 움직이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석탄을 기차역까지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였다. 원유로 치면 파이프라인이다. 지난 4월27일 이곳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석탄 채굴이 한창이었다. 광산 중앙 저탄장에는 탄광 막장에서 채굴돼 지상에 막 노출된 검은 석탄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스프링베일 광산은 급증하는 글로벌 석탄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 이후 하루 24시간 연중 무휴로 석탄을 캐내고 있다. 그렇게 풀가동한 덕분에 스프링베일 광산의 올 1ㆍ4분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240여명의 종업원들은 샌드위치 등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때우며 평일 2개조, 주말조로 나눠 3교대로 일하고 있다. 부족한 일손을 보충하기 위한 신규인력 채용도 활발하다. 최근 광부 17명 모집에 190명이 지원했다. 전례 없이 높은 경쟁률이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광부들의 연봉은 평균 15만달러(한화 1억5,000만원)선이다. 고급 기술직의 경우 30만달러를 받기도 한다. 광산의 한 관계자는 “봉급이 많다 보니 그동안 광산 취업을 꺼리던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프링베일 광산이 최근 전세계적인 석탄 수요 급등에 힘입어 활황을 구가하는 배경에는 한국 자본의 오랜 선투자가 있었다는 평가다. 따라서 이곳은 해외 자원개발의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스프링베일 광산이 지금처럼 수익성 높은 광산으로 탈바꿈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스프링베일은 1991년 삼성물산이 50%의 지분을 투자했다가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지분을 매각하는 바람에 석탄을 제대로 채굴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이 매각한 지분을 대한광업진흥공사와 SK에너지의 합작법인이 인수하면서 이 광산에 활기가 살아났다. 광진공 등이 다시 투자하면서 배수ㆍ통기시설을 확충했고 개발규모를 확대했다. 광부들의 직업 안정성이 보장됐으며 그러다가 세계적인 광산 붐을 맞아 광산의 이름처럼 이 계곡에 봄이 온 것이다. 스프링베일은 해외 자원개발에서 장기투자와 기회포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호주는 바야흐로 광산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 100년 전에도 골드러시와 같은 붐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호주 전역이 광산개발 붐으로 들썩거리지는 않았다. 스프링베일처럼 기존 탄광의 생산량을 대폭 늘리거나 신규 광산 탐사에 나서는가 하면 과거에는 채산성이 떨어져 채굴하지 않던 휴광을 재개발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석탄 값은 최근 2년간 3배 이상 뛰었다. 스프링베일 광산은 연평균 330만톤의 석탄을 생산하고 있지만 올해 최대 400만톤의 석탄을 캐낼 계획이다. 스프링베일 광산 막장에서 만난 탄광 작업반장 론 스미스(55)씨는 광산업계 34년의 베테랑으로 이곳에서만 7년째 일하고 있다. 그는 “주말조로 하루 12시간씩 주당 3일을 일한다”며 “급여수준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스프링베일은 롱월이라는 갱내에서 채탄기를 이용해 석탄을 채굴한다. 탄광 막장을 긴 블록으로 나눠 한 블록당 18개월에서 20개월까지 채굴한 뒤 다른 블록으로 차근차근 이동한다. 채굴부터 운반까지 모든 과정이 기계식으로 자동화돼 한국의 탄광과 비교할 때 생산원가가 7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채산성이 높은 것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석탄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통해 갱도 바깥의 저탄장으로 옮겨진 뒤 다시 12㎞ 떨어진 기차역까지 운반된다. 역에서 기차에 실린 석탄은 다시 남부 시드니로 240㎞ 떨어진 포트캠블라 항구로 옮겨져 한국ㆍ중국ㆍ대만 등지로 수출된다. 일부는 내수용으로 인근 화력발전소인 델타 발전소로 옮겨진다. 스프링베일 광산은 한국의 광진공과 SK에너지의 합작법인인 SKK가 호주 센테니얼사와 지분 50%씩을 나누어 갖고 있다. 박명재 SKK 이사는 “자동기계화 방식으로 생산되는 스프링베일의 생산성은 한국의 25배 수준”이라며 “해마다 생산량이 급증해 올해는 100만톤 이상 수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K는 센테니얼사와 함께 스프링베일 인근의 앙구스플레이스도 운영하고 있다. 앙구스플레이스 현장소장인 그레그 실드(39)씨는 “한국 기업과 합작한 뒤 종업원들의 근로의욕이 살아나고 있다”며 “합작투자 자금으로 새로운 기계를 들여오는 등 대량생산으로 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광진공은 최근 몇 년간 스프링베일에서 나온 수익으로 투자원금을 전량 회수했다. 또 이 자금의 일부를 인근 광산인 앙구스플레이스에 투자했다. 현지 투자에서 번 돈을 현지에 재투자할 기회를 찾은 것이다. 광진공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와이옹 광산. 이 광산은 탐사를 마치고 광산개발 관련 허가를 얻기 위한 환경영향 평가가 한창이다. 1995년 광진공 등 한국 기업들이 컨소시엄 구성해 지분을 인수, 현재 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82.25%의 지분을 보유한 광진공이 호주에서 처음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2년부터 연간 450만톤의 석탄을 생산해낼 예정이다. 현지 관계자들은 “와이옹의 성공은 우리나라의 호주 자원개발 역사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와이옹의 성공을 발판으로 더 많은 광산을 인수해 해외 자원개발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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