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JUST SEE AND FEEL IT!' 읽고 이해하는 영화가 아니라 단지 보고 느껴야 되는 독특한 한국영화가 등장했다. 심은하 이정재 주연의 '인터뷰'(씨네2000제작, 변혁 감독)다.다음 달 1일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를 시작한 '인터뷰'가 영화인들 사이에서 비상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터뷰'는 제작 과정에서부터 독특한 소재와 서술 구조 때문에 영화인들의 관심을 모았던 작품. 이를 반영하듯 지난 24일 첫 시사회는 서서 보는 영화인들이 있을 정도로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 였다.

'아주 독특하다'에서 부터 '재미있다'까지 시사 후 반응도 뜨겁기는 마찬가지였다. 영화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푼 영화인들의 관심은 이제 '과연 이런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느냐'로 옮겨갔다.

'인터뷰'의 가장 큰 특징은 픽션과 다큐멘터리가 씨날이돼 전혀 새로운 감성의 스크린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심은하-이정재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시간을 거슬러가며 소개되는 가운데 실제 일반인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틈입자처럼 수시로 끼어든다. 때문에 '인터뷰'의 이야기 서술은 자꾸 끊긴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관객들은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야기 서술은 끊기되 흐름은 전혀 끊기지 않고 도리어 영화가 주는 느낌은 증폭된다. 그러면서 '인터뷰'는 '단순히 보고 느껴야 되는' 새로운 영화로 격상된다.

카메라 속에 담긴 은밀한 연애 이야기를 다시보기와 훔쳐보기, 끊어보기 등으로 보여주는 '인터뷰'는 '그냥 해 봐!(JUST DO IT)'란 광고 카피 하나로 전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던 나이키처럼 '그냥 보고 느껴 봐!'라고 속삭이고 있다.

정경문 기자입력시간 2000/03/29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