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겠지만 매수 시기는 글쎄….' 부동산 시장의 실수요자들은 올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장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는 여전히 적어 실제 거래시장은 관망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수도권 거주자 9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 거래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3.8을 기록해 최근 3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향후 6개월간 집값 추이에 대한 수요자들의 예측을 수치화한 것이다. 이 수치가 100이 넘으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가격 수준을 평가하는 주택가격평가지수 역시 올 1ㆍ4분기 115.7을 기록해 지난해 4ㆍ4분기(88.4)보다 27.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ㆍ4분기에는 집값이 내려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았지만 3개월 만에 '체감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실제 집값은 수요자들의 전망과 달리 새해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값은 전달 대비 0.19% 상승했으나 올 1월에는 0.07%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 대다수 급매물이 소진되며 매수 대기자들이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P공인 관계자는 "1월부터 매도ㆍ매수자 간 호가가 격차를 벌이면서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체감 집값과 실제 거래시장이 온도 차이를 보이면서 대다수 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 시기를 당분간 뒤로 미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에서도 향후 6개월 안에 기존 주택을 사겠다는 응답자는 전체 20.1%에 불과해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내에 집을 팔겠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전체 30.1%로 전 분기보다 3.5%포인트 늘었다.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보다 불안감이 더 강한 셈이다. 한편 전셋값에 대해서는 수요자 대다수가 당분간 강세를 전망했다. 향후 6개월간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32.9로 오름세를 점친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 김 부장은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가 나타나며 지역별로 집값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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