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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해 법정에서 다시 한번 사과했다. 조 회장은 특히 해당 승무원이 근무를 계속 한다고 하면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게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회장은 30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땅콩 리턴 사건의 두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유야 어쨌든 간에 비행기에서 승무원을 하기시킨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며 "임원으로서 지적사항을 본사에 와서 전달해야 됐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승무원을 하기시킨 것에 대해 모든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창진(44) 사무장에 대해서는 "당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사과드리고 본인이 근무를 한다고 하면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을 것을 이 법정에서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된 박 사무장은 이날 공판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공판에서 사건 당시 일등석 승무원이었던 김모씨는 회사 측의 회유 의혹과 관련해 법정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진술했다. 김씨는 "저의 검찰 조사가 끝난 뒤 조현아 부사장이 검찰에 출두하기 3~4일 전에 회사 관계자가 저희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고 사과를 받아달라고 하며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큰 이벤트가 필요하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그 과정에서 교수 얘기가 나왔지만 제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저와 제 어머니는 진정성 없는 사과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며 "조 부사장이 검찰에 출두하기 전까지 혹여나 집에 찾아올까 봐 3~4일 동안 집에도 들어가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위증을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교수직 제안을 받은 뒤) 너무 무섭고 불안해 박 사무장에게 전화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조언을 구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박 사무장은 TV에 나와 내가 교수직을 제안 받고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고 그때부터 제 사진과 신상이 인터넷 등으로 배포돼 교수직을 제안 받고 위증을 한 여자가 됐다"고 울먹였다. 그는 "저는 어떤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고 검찰에서 위증을 한 바 없음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제 명예라도 회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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