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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심리 급속 위축
입력2001-08-08 00:00:00
수정
2001.08.08 00:00:00
신용대출 3년반만에 마이너스 기록미국의 지난 6월 중 소비자 신용대출이 3년반 만에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 미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7일(현지시간) 올들어 6월 중 소비자 신용대출이 전월에 비해 15억달러(1.2%)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97년 11월 이후 첫 감소세며, 특히 이코노미스트들의 당초 전망치인 77억달러 증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자동차를 비롯한 고가 내구재 구입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들어 미국 소비자 신용대출은 경기둔화 논쟁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1ㆍ4분기에는 무려 10.5%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4월과 5월에도 각각 9.8%, 5.2%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중 소비자 신용대출이 급격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미국경기의 하강속도가 빨라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는 미 국민들의 고가 내구제에 대한 소비 자제뿐 아니라 생활필수품에 대한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표적 생활소비재 업체인 프록터&갬블(P&G)은 2ㆍ4분기 중 3억2,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P&G가 순손실을 기록하기는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미 국민의 소비둔화를 점칠 수 있는 또 다른 대목은 신용카드의 악성대출과 연체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에 따르면 올들어 6월 중 미 신용카드업계의 악성대출 손비처리비율은 전년동기의 5.26%에서 6.39%로 급증했으며 체납률 또한 4.26%에서 4.98%로 늘어났다.
그동안 FRB는 각종 경제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소비지출 증가를 근거로 하반기 경기회복을 전망해왔다. 그러나 마지막 보루인 소비지출마저 빨간불을 켜짐에 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비관론에 더욱 무게를 싣게 됐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소비증가를 노려 실시한 380억달러 규모의 세금환급도 별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주(7월29일~8월4일) 미국 소매체인점 매출은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 의하면 세금환급을 받은 사람 중 17%만이 이를 소비할 생각이며 30%는 저축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것이 바로 현재의 미국민의 소비심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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