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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7월 24일] 출구전략 펼 때 아니라는 버냉키 의장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경제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앞으로 상당 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할 뜻을 나타낸 것은 아직 출구전략에 나설 상황이 아님을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21일 상원 금융위원회 증언에서 "미국의 경제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며 "상당 기간에 걸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해 당분간 금리를 인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대출금을 갚지 못해 차압주택이 늘면서 집값이 내리고 주택건설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며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새로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버냉키 의장은 유럽의 재정위기 불안감 지속, 높은 실업률, 취약한 주택시장을 불안요인으로 꼽고 있다. 미국경제는 지난 1년 반 이상 유지된 사상 최저 금리와 7,8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부양책들의 약발이 점차 시들해지면서 주택경기가 주저앉고 소비와 고용 사정은 다시 나빠지고 있다. FRB가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실업률 등을 높여 잡은 것도 경기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상당 기간 늦춰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우리 경제는 세차례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으로써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출구전략의 국제공조를 강조해온 것과는 달리 다른 나라보다 먼저 금리인상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 금리를 계속 올릴지 당분간 현수준을 유지할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문제는 미국경제 회복세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긴축기조 등이 가시화될 경우 세계경제는 더블딥은 아니더라도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급증과 함께 인위적인 부양책이 요구될 정도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 금리인상을 비롯한 출구전략은 이 같은 대내외 불안요인을 충분히 감안해 결정돼야 한다. 한쪽에서는 금리를 올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동산 부양책을 검토하는 모순이 빚어져서도 안 된다. 버냉키 의장의 신중한 입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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