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태극기를 바라보며 의식을 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등교를 할 때는 교문에서 중앙현관 옥상에 걸려 있는 태극기를 바라보고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리고 들어가야 했다. 집에 갈 때쯤이면 국기를 내리는 하강식이 있었고 이때면 길을 가다 서서 국기를 바라봐야 했다.
갑자기 묻혀 있던 옛 기억이 떠오른 것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올해 광복절이 다른 해에 비해 조금 더 의미 있게 다가와서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는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전국적으로 기념식을 하고 '대한민국 만세' 3창을 불렀다. 국력이 약하면 나라를 잃는다는 교훈을 되새기고 국가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다. 이런 자세를 바탕으로 우리는 어느덧 조선ㆍ휴대폰ㆍ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일본을 앞서는 것은 물론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키우며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최근 막을 내린 런던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3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5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렇듯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으면서도 유독 독도 영유권 문제만큼은
확실히 매듭을 짓지 못하는 요즘 상황이 갑갑하기만 하다.
일본은 제국주의를 지난 지금까지도 독도 영유권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망언을 서슴지 않으며 우리를 자극해왔다. 공식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는가 하면 교과서에까지 싣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를 침탈해 36년간 우리 민족에게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세계평화를 저해한 데 따른 진심 어린 속죄가 앞서야 할 광복절을 앞두고도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우리 정부에 공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요사이 일본의 행태를 보면 마치 100여년 전 일제의 한일합방이라는 주권강탈 과정을 보는 것 같다. 당시 독립투사들은 일제에게 빼앗긴 주권을 되찾기 위해 피를 흘리며 투쟁했다. 독도의 영유권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때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사안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은 그때와 지금이 다르지 않다. 독립투사의 심정으로 독도를 지켜내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