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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월 13일] 미네르바 체포의 손익
입력2009-01-12 18:22:55
수정
2009.01.12 18:22:55
[시론/1월 13일] 미네르바 체포의 손익
이미영(건국대 교수ㆍ경영정보학)
지난 8일 검찰이 드디어 미네르바를 체포했다. 지난해부터 인터넷 공간에서 거침없는 활약(?)을 보였던 미네르바가 결국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운명에 처했다고 한다.
그간 50대의 금융ㆍ경제 전문가라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전문대를 졸업한 30대 초반의 무직자라는 것이 알려지자 한편에서는 대한민국이 학력도 변변찮은 백수에게 놀아났다는 것을 통탄하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제대로 배우지 못했으면서도 내로라하는 전문가들, 심지어 경제장관보다도 더 예리한 분석과 예측을 한 것에 놀라워하고 있다.
정치·사회적 논쟁거리로 확대
미네르바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번 미네르바 체포가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 익명의 무책임한 폭로와 악플, 그리고 유언비어를 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외신에도 미네르바가 체포된 기사가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해 검찰이 미네르바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는 하다.
필자는 지난번 칼럼에서 미네르바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은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 저하에서 비롯된 것이며 정부가 지금이라도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을 국민에게 줄 수 있다면 미네르바 신드롬은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사실 미네르바는 하나의 해프닝에 불과했다. 미네르바가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 때 그간 금융위기의 전개과정을 일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과연 미네르바가 우리 사회에 지속적이고도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가는 대단히 의문이다.
국민들이, 수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그리고 투자자들이 이름도 성도 모르는 미네르바의 예언에 따라 행동하고, 분석하고, 예측하고, 투자할 것인지를 묻는다면 대답은 한마디로 노(No)다.
우리의 사회 시스템과 성숙의 정도로 볼 때 미네르바의 영향력은 아무리 확대해석하더라도 그 내용을 참고해 판단의 근거자료 중 하나로 사용될 정도일 것이다. 아마도 가만히 뒀더라면 우리 사회 시스템에서 그의 이야기에 대한 옥석이 가려지고 더 나은 논쟁과 생산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었을 것이다.
‘욕속부달(欲速不達)’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검찰이 참을성 있게 기다리지 못하고 덜컥 체포해버림으로써 미네르바는 이제 시민단체와 언론ㆍ정치권, 심지어 외국의 네티즌마저 참여하는 논쟁의 불길 속에서 다시 부활하고 말았다. 가뜩이나 이 정부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그 사례를 하나 더 보태준 격이 됐고, 나아가 조심조심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할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고 말았다.
앞으로 기소과정,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미네르바를 둘러싼 논쟁이 재탕 삼탕 되면서 얼마나 많은 국력을 소모할지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미네르바 하나 처단한다고 해서 사이버 공간이 그렇게 간단히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표현의 자유와 공익 간의 조화와 부조화는 결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국민의 성숙도, 그리고 민주주의의 포용력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여유있는 대처 아쉬워
이러한 점에서 이제 집권 1년을 넘어서서 안정기에 들어서는 정부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자신감 있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너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준비와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일관된 방향으로 이끌면서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를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아니었을까. 물론 미네르바 한명 잡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기는 하겠지만….
국민의 불만을 듣지 않고 중국 주나라의 부흥에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다 결국 국민의 난에 여생을 쫓겨다니며 살아야 했던 주여왕(周勵王)에 대한 고사인 ‘중구난방(衆口難防)’이 주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번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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