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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사이트] <2> 김원길 안토니 대표

성공은 돈이 아니라 사랑·나눔·행복이라는 천상 인본주의자<br>맨손으로 부 일군 중졸 제화기능공 출신<br>국내외 안가리고 봉사·기부<br>대기업 버금가는 복리후생 '행복지수 1등기업'이 꿈

김원길


지난 5월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볼룸. 김원길(52ㆍ사진) 안토니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흥겹게 노래를 부르자 어르신들이 함께 일어나 춤을 추며 박수를 보낸다. 김정택 SBS 예술단장의 지휘 아래 오케스트라 공연과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진 이날 행사에는 약 1,000명이 참석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제화 전문업체 안토니가 개최한 '2013년 바이네르 효도잔치'는 올해로 7년째다. 직접 무대에 올라 격의없는 모습을 보인 김 대표는 보는 공연이 아닌 함께 즐기는 축제를 연출했다. 그는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나눔 네트워크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소업계 '나눔'의 대명사로 통한다. 장학회 설립, 복지시설(박애원ㆍ아름다운가게 등) 기부, 아프리카 우물파기 등 기회가 닿는 대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평소 "존경은 갖고 있는 것을 나눌 때 비로소 생기기 마련"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기도 한 김 대표는 올해는 1억2,000만원을 기부했다. 국립암센터발전기금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스포츠 골프 꿈나무에게 연간 2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 10명의 멘토를 맡아 '비즈니스 꿈나무' 프로젝트도 펼치고 있다.

이처럼 김 대표가 '나눔'과 '행복'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중졸 제화 기능공 출신으로 사회적 편견을 뚫고 맨손으로 부를 일궈온 신산의 세월과 무관치 않다. 그는 18세에 가방 하나 들고 상경해 영등포의 작은 구둣방에서 구두를 만들었다. 이후 35년간 외길 인생을 걸으며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 '바이네르'를 인수할 정도로 한국의 대표적인 제화기업을 일궜지만, 수차례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고난과 시련이 적지 않았다.

그런 그이기에 사람과 베품,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소기업치고 기부를 많이 하는 이유다. '성공은 돈이 아니라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는 철학을 실천해내고 있는 그는 천상 인본주의자다.

김 대표의 꿈은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만드는 것. 그는 "행복한 직원이 좋은 구두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안토니의 사훈(社訓) 역시 '성공이란 고객에게 사랑받고 사회로부터 존경받으며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지수 1등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안토니의 복리후생 제도는 대기업 버금간다. 김 대표는 "일한만큼 놀고, 논만큼 일해야 지치지 않고 행복해 할 수 있다"며 "성공을 위한 자극제가 되는 이벤트를 자주 시행해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을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안토니 직원들은 회사가 장만한 1억원이 넘는 벤츠 스포츠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공장 뒤편 나대지에 있는 직원 전용 승마장에서 승마를 즐긴다. 또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회사가 마련한 보트를 몰고 나가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와 같은 수상레저를 만끽한다.

아울러 셋째 아이를 낳으면 출산장려금을 1,000만원이 나온다. 업무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도 확실하다. 이탈리아 밀라노 등 패션산업 중심지로 연수도 간다.

여러 선행과 왕성한 활동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하는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에 뽑혔다. 최근 출간한 자서전 '멋진 인생을 원하면 불타는 구두를 신어라'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김 대표는 "구두 만드는 일이 천하다며 '족쟁이'라고 놀리던 친구들은 대부분 퇴직했지만 저는 세계 최고의 구두회사를 목표로 뛰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또 "구두 산업은 사양 아닌 때가 없었고 불경기 아닌 때가 없었지만 구두 회사를 꾸준히 성장시켜왔다"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습관을 기르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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