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공단이 소유한 서울 강남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가 통째로 오는 5월 매물로 나온다. 개포8단지 면적은 7만3,447㎡로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규모와 맞먹는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벌써부터 이 부지를 차지하기 위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각가격은 1조2,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무원연금은 14일 개포8단지에 대해 이달 말까지 감정평가를 완료하고 이르면 다음달 단지 전체를 매각하는 공고를 낼 계획이다. 공무원연금은 이를 위해 개포8단지 매각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최근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무원연금의 한 고위관계자는 "적정 매각가 산정을 위해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달 중 감정평가를 끝내고 이사회와 연금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쳐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공무원연금 개혁의 동력을 살리고 부채 감축과 재정 개선을 위해 개포8단지와 같은 알짜 자산의 매각을 서두를 방침이다. 공무원연금은 8단지 매각을 위해 임대계약 만기가 도래한 입주 공무원들의 재계약을 제한하는 한편 최종 거주일도 내년 말까지로 통보했다.
최근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몸값이 뛰고 있는 것을 감안해 공무원연금은 한전 부지 매각처럼 일반경쟁입찰을 실시해 매각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추정가격은 감정평가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개포8단지의 입지여건이나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할 때 최소 1조2,000억원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남구 일원동 611번지에 위치한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는 12층 높이 10개 동으로 이뤄졌으며 18평형 600가구와 21평형 780가구 등 1,380세대와 독신자 숙소 300세대가 들어서 있다.
이에 따라 8단지 인근에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업체들은 땅 매입을 적극 검토하며 매각공고만을 기다리고 있다. 개포동의 한 부동산중개 업체 대표는 "8단지는 공무원연금공단이 전체를 통째로 매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사들이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재건축 등 개발사업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며 "주변에서 주택 건설을 추진 중인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한바탕 '쩐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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