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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TPA 사업 한화종화로 몰아주기] "공멸 막자" 합종연횡… 조선 등 제조업 자율 구조조정 막올랐다

中특수 사라져 위기감 고조… 유화업계 경쟁력 개선 나서

정부 "자율 빅딜 물밑작업" 제조업 사업재편 탄력 예상


석유화학 업계가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안을 마련한 데는 그간 특수를 이끌었던 중국의 자급률 향상, 셰일가스 등 저가원료 기반의 대규모 설비투자 공세라는 악재가 놓여 있다. 이런 요인들은 현재의 위기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름을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나온 이번 구조조정안은 될 만한 곳을 밀어줘 산업 경쟁력을 되살리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한화종합화학·롯데케미칼·효성 등 3사의 테레프탈산(TPA) 설비 통합은 그 백미라 할 만하다. 과잉공급으로 몸살을 앓아온 TPA 부문을 1위 한화종합화학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앞서 한화종합화학은 삼성·한화의 그룹 재편에 따라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해 몸집을 불린 바 있다.

특히 이번 합종연횡은 우리 경제의 고민거리로 전락한 제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자못 크다. 한계기업의 정리 등 기업 구조조정이 국가 차원의 핵심 어젠다로 급부상하고 있어 조선 정유·자동차 등 타 업종의 구조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TPA, 한화 중심으로 헤쳐 모여=한화종합화학의 TPA 설비 통합은 유화 업계에서 16년 만에 나온 빅딜이다. 지난해 11월 세간을 놀라게 했던 삼성과 한화그룹 간 빅딜도 있었지만 이는 그룹 재편 차원이라 산업 구조조정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스스로 제 살을 도려내는 결단이라는 점에서 절박감이 예사롭지 않다. TPA는 합성섬유의 중간재로 국내 기업의 수출은 중국에 80%가량을 의존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지난 2011년부터 공격적인 신증설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은 2011년 360만톤에서 4년 만인 지난해 260만톤으로 급감했다. 그 결과 국내 1위 TPA 생산 업체인 한화종합화학마저 영업이익을 못 낼 정도가 됐고 SK유화 등은 지난해 하반기 공장가동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대로는 공멸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한화종합화학과 합치는 롯데케미칼과 효성은 설비규모가 각각 65만톤(지난해 말 기준)과 42만톤으로 업계 4~5위에 해당한다. 통합이 마무리되면 한화종합화학의 설비규모는 전체(634만톤)의 절반가량인 307만톤으로 커지게 된다. 정부는 설비 통합 과정에서 롯데케미칼과 효성의 인력 재배치 등이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세제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빅딜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산업 구조조정 시발탄 될 듯=설비 통합이 사업구조 개편의 한 축이라면 나머지 한 축은 원료 및 물류 공동 활용이다. 역량 누수를 막고 결집하는 차원의 조치다. 당장 한화종합화학과 삼남석유화학·태광산업이 물류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이들 3개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TPA의 원료로 원유에서 뽑아내는 파라자일렌(Para Xylene)을 공동 구매하게 된다. 이 밖에 LG화학·롯데케미칼 등은 나프타 공동 구매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유화 업계의 구조조정이 타 업종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활력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업종별로 자율 구조조정이 되도록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기업 부실 여신이 하반기 우리 경제의 최대 리스크다(임종룡 금융위원장)" 등도 보조를 맞추고 있어 제조업 사업재편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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