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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프리폼 카드' 기회인가 부담인가

조영주 기자 <금융부>

“프리폼 카드(Free Form Card)가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한국 신용카드시장에 마케팅의 혁신을 가져올 것입니다.” “어차피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 프리폼 카드는 기존 회원의 카드를 새로 바꾸는 발급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카드사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비자카드가 연내에 프리폼 카드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후 카드사들이 보인 대조적인 반응이다. 일부 후발카드사는 선발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마케팅에 투입할 수 있는 새로운 ‘전술 병기’를 만났다며 이를 반기는 눈치다. 프리폼 카드는 말 그대로 ‘형태가 자유로운 카드’다. 때문에 동물ㆍ악기 모양을 비롯해 축제ㆍ기념일ㆍ스포츠 등 다양한 개념을 형상화할 수 있어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기념일이나 명절ㆍ행사 등을 위해 다양한 디자인의 기프트 카드를 발급하게 되면 기존 카드와 차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마케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카드사들은 프리폼 카드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프리폼 카드를 활용한다고 해도 신규회원 유치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프리폼 카드가 카드사들간의 과당경쟁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한 카드사가 프리폼 카드를 도입하면 나머지 카드사들도 구색을 갖추기 위해 들여와야 한다”며 “새로운 회원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회원이 카드만 바꾸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가 프리폼 카드 서비스를 확대하면 결과적으로 새로운 카드를 만들 때마다 발급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이익을 보는 곳은 비자카드뿐”이라며 “카드사들은 수수료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로드리게스 비자인터내셔널 회장은 지난 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시장은 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계 6대 시장 중 하나”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한국 카드시장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수년 동안 급속도로 성장했다. 덕분에 한국은 곧 프리폼 카드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파일럿시장’으로 떠올랐다. 이제 카드사태가 불거진 지 1년이 갓 넘었다. 카드사들간의 출혈경쟁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한국씨티은행의 출범을 계기로 시장이 다시 과열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프리폼 카드의 도입이 카드시장에 미칠 영향은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게 카드업계의 전망이다. 카드사가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야 건전한 카드시장도 만들어진다는 점을 카드사 스스로 되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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