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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설비 놀려야 하나…" 탄식

■ 현대차 전주공장 2교대 근무제 또 부결<br>"8개월치 물량 대기" 사측 주문취소 막기 안간힘<br>설비투자 마친 협력업체들도 큰 피해 불가피<br>입사대기자 700여명은 출근 못하고 '발동동'


‘애써 성과급까지 줬더니 돌아온 건 딴죽 걸기라니….’(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 “막대한 자금을 들인 설비를 펑펑 놀려야 한다니….”(한 협력업체 대표) 현대차가 이번에는 노조의 2교대 근무 반대로 흔들리고 있다. 1일 2교대 근무를 위해 지난 8개월 동안 공들여 마련한 ‘노사 잠정 합의안’이 노조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현대차 내부에서는 이 같은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늘어나는 주문량을 맞추겠다는 회사의 결단에 맞서 노조가 건강권을 이유로 반대하자 협력업체들은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해외 바이어, 계약취소 막아라=현대차는 2일 합의안 부결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해외 지사에 긴급 연락을 취하는 등 혹시나 있을지 모를 주문계약 취소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현대차의 주문 대기물량은 5,000여대, 8개월치에 이르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량 중 상당수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 2~3달은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고 한다”면서도 “하지만 8개월치 물량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선적까지 감안할 때 수출물량은 10개월 가까이 납품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성문 동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현대차의 버스사업 부문은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밀려드는 주문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증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뒤 “지난 2004년 이후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것도 판매부진이 아니라 생산량이 한정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차 버스사업 부문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04년 57.5%까지 치솟은 후 2005년 56.6%, 2006년 50.9%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협력업체 피해 눈덩이=협력업체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특히 1일 노조의 파업에 따른 납품 지연으로 협력업체 사장이 자살하면서 노조 파업과 증산 차질에 따른 후유증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버스에 장착되는 연료탱크와 범퍼를 납품하는 우신산업은 지난해 9월 이후 10억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등 1일 2교대 근무에 대비해왔다. 국중하 우신산업 대표는 “자동차 중소 협력업체가 10억원을 설비투자에 쏟아붓는 것은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대규모 투자”라며 “현대차 버스 공장 사원 700명 모집에 2만1,000여명이 왔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으로는 인력도 오지 않아 이미 교육까지 마친 사람들이 퇴사하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입사 대기자들은 발만 동동=현대차가 2교대 근무에 대비해 선발한 700여명의 신규인력들은 최근 신체검사를 받은 후 출근도 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입사 대기자들은 현대차 전주공장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면서 노조의 이기주의에 호소를 구하고 나섰다. 최모(입사 대기자)씨는 “1일 2교대 근무로 인해 노조원들의 건강권이 저해된다고 주장하지만 전세계에서 1일 1교대 근무체제를 유지하는 자동차사는 현대차의 전주공장뿐”이라며 “전주공장 노조원들은 세계 유명 브랜드인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공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 위에 군림하는 귀족노조”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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